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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6에 탑재한 삼성페이, 먼저 뛴 '두 공룡' 흔들기

중앙일보 2015.03.05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이 갤럭시S6에 탑재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삼성페이’ 띄우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폰 꺼져 있어도 결제 가능
기존 단말기 바꾸지 않아도 돼
갤럭시S6 판매량이 성공 가늠자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비즈니스 카운실’ 정기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미국 산업·금융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활동하는 모임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마스터카드·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주요 신용카드사 CEO들이 활동 중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2~3개 카드사 CEO들과도 별도로 회동을 갖고, 삼성 페이에 관한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과 만나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을 결합한 서비스)에 대한 공동투자를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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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환경을 좀 더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해 모바일 결제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이 결국 모바일 결제 같은 핀테크의 경쟁력에서 좌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삼성이 가져가는 수익을 희생하더라도 삼성페이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애플페이’ 서비스를 선보이며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든 이후 세계 정보기술(IT) 공룡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인수한 미국 벤처기업 ‘루프페이’의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적용했다.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한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대면, 카드를 실제로 긁은 것과 같은 전파를 방출하는 기술이다. 가맹점들이 기존 결제 단말기 그대로 쓸 수 있어 범용성이 높다. 근거리 무선통신(NFC)은 물론 바코드 방식도 지원한다. 삼성전자 이인종 부사장은 “다양한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으며 오는 여름 한국과 미국에서 출시한다”며 “스마트폰이 꺼져 있어도 실행이 가능하고, ‘단 한번의 액션’(One thumb action)만으로 결제가 진행되도록 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소프트카드’를 인수해 구글 월렛의 기능을 확대한다. 소프트카드는 AT&T·버라이즌·T모바일 등 미국의 이동통신 3사가 함께 설립한 모바일 결제 전문 회사다. 올해 말부터 이들 이통사가 출시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구글 월렛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PC기반의 온라인 결제 시장에선 선두를 유지해온 페이팔도 모바일 결제 벤처기업인 페이던트를 거액에 인수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결제 거래액은 2011년 1059억 달러(약 117조)에서 지난해 7210억 달러(793조원)로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물건·서비스를 구매하고 스마트폰을 갖다대는 게 자연스러운 세상이 곧 닥칠 전망이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가 앞으로 고객의 주머니와 지갑을 대체할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만큼 IT공룡들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 시장은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다. 싸움의 불을 지핀 것은 애플이다. 결제까지 1초도 안걸린다는 ‘애플페이’를 내놓은 지 5개월 만에 약 2000곳의 은행·신용카드사 등을 ‘우군’으로 끌여들이며 기반을 닦았다. 삼성은 삼성페이로 반격에 나섰다. 미국에서 애플페이 같은 NFC 결제 서비스가 이용 가능한 가맹점은 10% 미만이지만 삼성페이는 90% 이상에서 쓸 수 있다. 후발주자이지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구글이 미국 3대 통신사와 손을 잡으면서 상황은 또 다시 달라졌다. 미국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이들이 구글 월렛을 기본적으로 탑재하면 삼성이 1차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마그네틱 카드를 보안성이 강화된 IC카드로 교체하는 과정인데다, 구글·애플이 채택한 NFC 방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도 삼성의 부담이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리서치센터장은 “삼성페이를 탑재한 갤럭시S6의 판매량이 삼성페이의 성공여부를 내다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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