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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 "국가청렴도와 경제력은 비례"

중앙일보 2015.03.02 17:02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 [사진 중앙포토DB]




흔히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은 김영란(59)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법안을 만들고 2013년 8월 국회에 제출, 1년 7개월 동안 논의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이성보(59·사진) 현 국민권익위원장이다. 공교롭게도 김 전 위원장과 이 위원장, 두 사람은 서울대 법학과(75학번)ㆍ사법시험(20회)ㆍ사법연수원(11기) 동기다. 판사의 길을 걸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부정부패 사슬을 끊는 법안의 산파 역할을 친구끼리 이어서 하는 셈이다.



이성보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본지 인터뷰에서 부정청탁금지법안에 관해 “우리 사회가 '퀀텀점프'(대약진)를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 사회가 터잡고 있는 분위기와 문화에서 보면 법안 내용이 굉장히 지키기 어렵고 과도해 보일 것이다. (공무원 식사 접대 등이 줄어들면) 당장 타격을 입는 소상공인이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보듬어서 극복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선진국의 예를 보면 법이 실행되고 분위기가 정착되면 틀림없이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국가청렴도와 경제력은 정비례 관계에 있다”고 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10위권 안팎의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청렴도는 43위(2014년 기준)에 불과하다. 반면 덴마크ㆍ핀란드ㆍ스웨덴 등은 청렴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 시대에 도달하려면 청렴 문화가 전파돼 사회적 자본이 쌓여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판 ‘링컨법’으로 불리는 ‘공공재정 허위ㆍ부정청구 등 방지법안’도 이 위원장이 추진하는 반부패 법안이다. 국가 재정으로 지출되는 각종 보조금을 부정하게 빼돌릴 경우 3~5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위원장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미국에선 환경오염 행위에 사회적 책임을 묻는 등 광범위하게 발달해 있다”며 “우리도 그런 개념을 도입해 정부 예산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을 바꾸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법안은 이르면 4월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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