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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국형헬기개발' 환율 소송 패소 … 법원 "항우연에 초과비용 186억 보전하라"

중앙일보 2015.03.02 11:39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한국형헬기개발사업(KHP)에서 민·군겸용구성품 개발을 담당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수백억원의 초과비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부장 지영난)는 항우연이 ‘정부와의 협약에 따른 이행과정에서 물가상승과 환율변동 등으로 발생한 초과비용을 보전해달라’며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05년 군이 종전에 운용하던 기동형 헬기의 노후화에 따라 대체헬기를 연구개발키로 하고 한국형헬기 개발사업(KHP)을 추진했다. 방위사업청(방사청)과 산업자원통상부(당시 산업자원부ㆍ산자부)가 예산을 분담했다. 대체헬기를 개발하면서 군사용뿐 아니라 민간용으로도 개발하기로 해 항우연 지원 예산을 산자부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산자부가 출연금 형태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때문에 항우연과 산자부 간엔 ‘계약’이 아닌 ‘협약’이 체결됐다.



그로부터 5년 후 항우연은 환율상승으로 인한 초과비용이란 ‘복병’을 만났다. 2010년 2월 방사청에 초과비용 발생 사실을 알리고, 추가 지급을 요청했다. 같은 해 11월 방사청은 산자부에 ‘환차손 보전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산자부는 “추가비용은 헬기 획득기관인 방사청에서 일괄 보전하는 게 타당하다”고 보전을 거부했다. 2012년 2월 방사청이 또다시 이 사업의 정산 관련 초과비용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산자부는 요지부동이었다. 항우연이 소송을 제기하자 산자부는 “항우연과 ‘계약’이 아닌 ‘협약’을 맺은 만큼 초과비용 정산금 지급 청구권은 방사청의 승인이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방사청의 승인권한은 초과비용 발생으로 인한 협약의 변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경의 범위에 대해 인정된다”며 “항우연이 협약의 변경을 전제로 정부에 정산급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약에 따르면 이행과정에서 물가상승과 환율변동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초과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정부가 승인한 부분에 한해 협약을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청구비용 232억7000여만원 중 항우연 협력업체들의 개발투자금 20%(약 46억원)를 뺀 186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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