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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할머니' 살해사건 수사 답보상태…장기화 조짐

중앙일보 2015.03.02 11:21
도곡동 80대 할머니 사망 사건 현장. [사진 중앙포토DB]




서울 강남구 도곡동 80대 할머니 사망 사건의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이 사건 닷새째 용의자를 특정할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2일 “넓게 방향을 잡고 수사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은 함모(88ㆍ여)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25일 이후 현장 주변에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와 현장 인근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문 감식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한 도곡동 주택에는 늘 3~4명의 세입자가 자유롭게 드나들었기 때문에 확보된 지문이 용의자의 지문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특정된 상황은 아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탐문 수사도 현재까지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 함씨는 평소 사적인 얘기를 동네 주민들에게 잘 하지 않았고, 경로당을 나가는 등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을 하는 편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 이웃주민은 “가족이나 속사정 같은 사적인 얘기는 워낙 잘 안하셨고, 마음 터놓고 살갑게 지내던 사람이 동네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수서경찰서가 함씨의 사망 신고를 받은 것은 지난달 25일 오후 4시 50분쯤이다. 며칠간 함씨가 보이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던 1층 옷 수선가게 주인이 함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함씨 발견 당시 현관문은 열려있었다. 누군가에게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고 두 손이 팔짱 낀 것처럼 몸 앞쪽으로 놓여 운동화 끈으로 묶인 상태였다고 한다. 방 안에는 밥상도 차려져 있었다.



경찰은 함씨가 도곡동의 아파트 한 채와 2층짜리 주택 등 2채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한 30억원대 자산가인 점으로 미뤄 함씨의 재산을 노린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서는 현금 등을 찾기 위해 집 안을 뒤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이점 또한 의문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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