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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식사하는 대학생…식사도 5분 만에 '뚝딱'

중앙일보 2015.03.02 10:05
자료제공=중앙포토DB
혼자 밥을 먹는 남자 대학생의 13%는 5분 이내에 ‘뚝딱’ 식사를 마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 홀로 식사하는 대학생 10명 중 7명은 15분내 식사 ‘뚝딱’
혼자 식사하는 이유의 약 절반은 ‘시간 조정이 어려워서’
밥을 혼자 먹으면 ‘식사를 대충 때운다’ 36%
가천대 이영미 교수팀, 대학생 약 900명 조사 결과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이영미 교수팀은 2011년12월 서울ㆍ경인 지역 남녀 대학생 893명을 대상으로 식생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혼자 먹는 대학생의 70.4%가 15분 이내에 식사를 ‘게 눈 감추듯’ 끝내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영양사협회지 올 2월호에 발표됐다.



나 홀로 고식(孤食)하면 빠르게 속식(速食)하게 된다는 속설이 ‘근거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 홀로 식사하는 여학생의 식사시간은 5분미만이 5.5%, 5∼15분이 61.8%(남학생 61.5%)였다.



대학생 고식족(孤食族)들은 ‘같이 먹기 위한 시간 조정이 힘들어서’(47.8%),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16.8%), ‘여유롭게 먹기 위해’(14.7%) 등을 혼자 밥 먹는 이유로 꼽았다.



반면 여럿이 밥을 먹는 대학생들은 ‘같이 먹는 게 즐거워서’(52%), ‘사회생활을 위해’(16.1%), ‘식사시간에 주변에 같이 먹을 사람이 있어서’(14.6%), ‘다양한 메뉴를 먹을 수 있어서’(9.1%), ‘혼자 먹는 것이 외로워 보여서’(5.9%) 함께 식사 한다고 응답했다.



여럿이 함께 식사하는 대학생은 한 끼 식사시간도 나 홀로 먹는 학생 보다 길었다. 절반 가까이가 15∼30분에 걸쳐 식사를 했고 10명 중 1명은 식사시간이 1시간 이상이었다.



연구팀은 “나 홀로 식사를 하면 대화 상대가 없어 식사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며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 소유자보다 음식 섭취 속도가 빠르고 음식의 저작(씹는) 횟수가 적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외식프랜차이즈의 통계에 따르면 혼자 음식점에 온 손님은 두 명 이상 함께 방문한 손님에 비해 식사시간이 3분가량 짧다. 패스트푸드점 등 일부 외식업체들이 주문 후 2분이면 식사를 시작할 수 있고, 5분 이내에 식사를 마칠 수 있는 간편 음식을 개발, 시판하는 것은 그래서다.



대학생 ‘고식족’들은 나 홀로 밥을 먹는 것이 ‘문제 있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대학생들은 나 홀로 식사의 문제점으로 ‘식사를 대충 때운다’(36.1%), ‘인스턴트식품을 주로 먹는다’(19.1%), ‘빨리 먹는다’(13.3%), ‘식사시간이 즐겁지 않다’(12.9%), ‘많이 먹는다’(12.8%)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 홀로 식사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하거나 친화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공동체 내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 집단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 등이 나 홀로 식사를 꺼리는 현상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나 홀로 식사는 장차 계속 증가할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1인 가구가 90년 9%에서 2010년 23.9%로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최근엔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지난해엔 대학생의 약 67%가 스스로 나 홀로족(族)이라고 생각하며 90%는 나 홀로인 것이 더 낫다고 여긴다는 조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이번 조사에선 또 혼자 식사와 여럿이 식사에 대한 인식이 상당한 성별 차이를 나타냈다.



나 홀로 식사에 대해 여자 대학생은 외로움ㆍ공허함ㆍ괴로움 등 부정적인 이미지, 남자 대학생은 자유로움ㆍ자기 조절 등 긍정적인 이미지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여럿이 함께 하는 식사에 대해선 여자 대학생은 신뢰ㆍ즐거움ㆍ따스함ㆍ친근ㆍ여유 등을, 남자 대학생은 고기ㆍ밥ㆍ외식 등을 먼저 떠올렸다.



연구팀은 “나 홀로 식사를 하더라도 천천히 여유 있는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혼자 식사를 하며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던 사람들이 건강한 식생활이란 관심사를 공유하며 뭉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식사를 매개로 혼자 먹는 외로움을 달랠 뿐 아니라 대화를 나누고 교류하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ning)이 국내에서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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