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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 못 낸 여당 '김영란법' 끝장 의총

중앙일보 2015.03.02 01:05 종합 12면 지면보기
새누리당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일명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처리에 대한 의원총회를 열고 토론을 벌였다. 유승민 원내대표(오른쪽 둘째)가 권성동 의원(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권 의원은 김영란법을 “경제위축 법안이자 가족관계 파괴법”이라고 비판했다. 맨 오른쪽은 원유철 정책위의장. [김상선 기자]


새누리당이 2월 임시국회 회기를 이틀 남겨둔 1일 밤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에 대한 끝장 의원총회를 열었다. 밤 11시까지 진행된 의총에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총에서 오간 의견을 2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논란이 된 ‘가족 신고’ 조항과 ‘민간인 법 적용’ 문제를 놓고 야당과도 막바지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혁명적 법 필요" "경제위축법"
찬반발언 36명 … 밤11시 끝나
유승민 "야당과 접점 찾겠다"



 이날 의총엔 일요일 저녁 시간대임에도 총 114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발언에 나선 의원만도 36명에 달했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의원은 김영란법을 “경제위축 법안이자 가족관계 파괴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승진이나 영전 축하를 위해 난을 선물하는 경우 화훼농가 등 관련 상권이 고사될 것이라는 걱정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공무원인 남편 몰래 금품을 수수한 경우 남편이 아내를 신고해야 하는 등 가족관계를 파괴시키는 법이 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김영란법 중 부정청탁 금지는 수정해야 한다”며 “이대로 통과되면 시민들은 관공서에 가서 말 한마디 못하게 되고, 공무원들은 더욱 시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노근 의원은 “반인륜적 독소 조항이 있다”고도 했다.



 반면 정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태경 의원은 “불신 사회에서 신뢰의 사회로 넘어가기 위해선 김영란법 같은 혁명적인 법안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시행하면서 하나씩 수정 보완하면 된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김회선 의원은 “가족 신고의무를 없애고 가족 범위를 축소하는 수정안을 처리하면 된다”고 했고, 소장 개혁파인 김세연 의원은 “지금대로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3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론을 내기엔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결국 결론을 내는 데 실패했다.



  심야 의총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함에 따라 새누리당 지도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은 뭐가 무서워서 김영란법에 반대하는지 답하라”고 공격하는 것도 부담이다. 의총에서 강석훈 의원은 “법 자체는 문제가 많은데 정치적으론 통과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트랩(덫)에 걸렸다”고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정리 발언에서 “야당 지도부를 만나 다시 접점을 찾아 나설 것”이라며 “2일 추가로 의총을 한 번 더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김영란법은 끝까지 당론 없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논란이 된 일부 조항을 수정해 처리하는 방향으로 야당과의 막판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소속인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여야 합의가 불발된다면 법사위로 넘어온 정무위안을 놓고 표결에 부쳐 결론을 낼 생각”이라고 법안 처리 강행 의사를 시사했다. 김영란법 ‘원안 통과’를 당론으로 정한 새정치연합은 2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글=현일훈·정종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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