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안부 피해자 1만 명 모아 미국서 집단소송 합니다

중앙일보 2015.03.02 00:21 종합 23면 지면보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대리해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내는 김형진 변호사는 개그맨 고(故) 김형곤씨의 동생이다. [사진 김형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집단소송이 이달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기된다. 집단소송을 자임한 사람은 법무법인 정세의 김형진(52) 미국 변호사다. 소송의 피고에는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후손인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그 가족이 포함될 예정이다.


김형진 미국 변호사
아키히토 일왕·가족도 피고
1인당 배상액 200만 달러로
"일 왕실 전쟁책임 판단할 기회"

 김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일왕을 상대로 전쟁의 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 법원에서 일본 왕실의 전쟁 책임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일왕이 최고 통수권자이었던 만큼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 연방법인 외국인 불법행위법(Alien Tort Claims Act)과 국제법인 인도에 반한 죄(Crime against humanity) 등을 적용해 소송을 낼 예정이다. 두 법 모두 해외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미국 내에서 물을 수 있도록 한 법 규정이다.



 김 변호사가 목표하는 소송 원고는 1만 명이다. 1인당 배상액은 200만 달러, 총 200억 달러(한국 돈 20조원)를 배상액으로 청구했다. 현재는 나눔의 집에 살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 1명만 참여한 상태로 9999명을 더 모아야 한다. 김 변호사는 “소송이 제기되면 해외 각지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1만 명의 원고도 최대한 많은 피해자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상징적인 숫자로, 몇 명이 모이든 소송은 성립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미술 등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다. 그가 위안부 소송에 관심을 가진 것도 미술품 관련 소송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홀로코스트 소송 가운데 미술품 반환 소송이 많은데 그러한 소송의 판례들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위안부 문제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후 4년 동안 각종 자료를 모으며 소송을 준비했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가 미 법원으로 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에도 한국·필리핀 등 위안부 피해여성 15명이 워싱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2006년 ‘정치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정을 내렸다. 김 변호사는 “일본의 위상이 당시와 많이 다르고, 이후 미국 내 홀로코스트 재판에서 원고가 승소한 만큼 그때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개그맨인 고(故) 김형곤씨의 동생이다.



안효성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