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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상파 편드는 광고총량제, 대통령은 알고 있나

중앙일보 2015.03.02 00:04 종합 30면 지면보기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등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놓은 방송광고정책 개정안이 연일 비판받고 있다. 매체 간 균형발전을 도외시한 데다 사회적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특혜 시비까지 일고 있다. 특히 지상파 광고총량제의 경우 지상파 프로그램에 붙는 프로그램 광고량이 50%나 늘어 시청자 복지가 크게 훼손되며, 대부분의 국가가 모든 방송에 광고총량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방통위의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난 바 있다. 방만한 경영 등 지상파 방송의 내부 문제를 경영 혁신이 아니라 광고 몰아주기로 해결하려는 꼼수나 다름없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상파 광고총량제가 도입될 경우 광고주의 81.7%가 신문, 유료 방송 등 타 매체 광고비를 줄여 지상파 광고비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신문업계의 연간 광고물량에 대입해 보면 1000억~2800억원의 신문광고비가 지상파로 옮겨가 신문광고 매출의 10~20%가 줄어든다. 최대 4000억~5000억원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내 미디어산업의 한 축인 신문산업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중대한 사안을 방통위 혼자 독불장군식으로 밀어붙이는 게 옳은지도 의문이다. 단지 지상파를 넘어서 신문, 유료 방송, 잡지 등 국내 미디어 전체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방송광고정책을 추진하면서 방통위가 문화체육관광부·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다. 문체부는 문체부대로 신문 등의 경영상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고, 미디어정책의 총괄부서로서 역할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다.



 방송광고정책은 매체 간 균형발전, 형평성, 타 매체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결정돼야 한다. 지금은 과연 정책 추진자가 누구이며, 그 목표와 의도는 무엇인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그저 지상파의 배만 불려 주는 밀실담합의 의혹이 짙다. 투명치 않은 의도로 연일 열리는 공청회에선 한쪽에 치우친 학자들의 설익은 목소리만 판칠 뿐이다. 과연 대통령은 이런 정책의 난맥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제는 대통령이 국민과 시청자에게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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