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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성적표 정확히 관리하면 건강이 보여요

중앙일보 2015.03.02 00:04 건강한 당신 7면 지면보기
체성분분석기는 몸에 미세한 교류전류를 흘려 보이지 않는 체수분, 체지방, 근육량을 측정하는 장
비다. 몸매 관리나 신장·간 질환 예방 등 건강관리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서보형 객원기자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체 수치에 따른 질병 관리법



헬스장과 병원, 보건소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성분분석기. 하지만 흔하다고 얕잡아 볼 게 아니다. 맞춤형 건강설계의 기준은 내 몸의 ‘숫자’다. 체성분분석기를 통해 나온 수치는 내 건강의 성적표일 수 있다. 문제는 용어도 생소할 뿐만 아니라 수치의 의미와 건강 개선을 위한 가이드가 없어 답답하다는 점이다. 체질량지수·근육량·체지방량·체수분·무기질 등 건강관리를 위한 ‘인체 수치 활용법’을 소개한다.



손잡이 잡으면 근육·지방량 자동 측정



체수분·단백질·무기질·체지방은 체내 균형을 의미하는 수치로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체성분분석기는 수분이 있는 근육에는 전기가 통하고, 지방과 뼈는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원리를 이용한다.



체성분분석기 업체인 ㈜인바디 최윤정 임상팀장은 “몸에 약한 교류전류를 흘려주면서 전기가 통하지 않을 때 생기는 생체저항(인피던스)을 신장 값에 대입해 체수분량을 구한다. 이를 수분비(0.73)로 나눠 지방을 제외한 제지방량을 구하고, 체중에서 제지방량을 빼 지방량을 잰다”고 설명했다. 교류전류의 주파수를 달리하면 세포 내외에 흐르는 전류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세포 내외 수분량도 산출할 수 있다.



체중과 골격근량, 체지방량이 이루는 모양이 ‘D자 형태’나 ‘I자 형태’면 건강한 상태다. 반대로 골격근량이 가장 적어 ‘C자 형태’를 이루면 비만이나 허약체질로 근골격을 키우는 근력운동이 필요하다. 부위별 근육은 측정한 제지방량을 기초로 인체 구성비를 대입해 산출한다. 이때 근육량보다는 현재 체중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근육률’로 균형을 맞춰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기초대사량은 근육량을 ‘커닝햄공식(21.6x제지방량+370)’에 넣어 구한다. 높을수록 남는 에너지가 적어지기 때문에 저장되는 지방량도 적다. 복부지방·내장지방·무기질은 추정치다. 최윤정 팀장은 “체성분분석기는 체온 변화나 체수분량에 민감하기 때문에 측정 전 10분 정도 서 있다가 측정하는 것이 좋고, 공복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 측정하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체성분은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체지방률이 높으면 비만과 대사증후군, 단백질 부족은 영양결핍, 세포 외 수분 증가는 간과 신장기능 이상, 무기질 부족은 골다공증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특히 노인은 신체기능을 보존을 위해 단백질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의 12~15% 이하이면 음식과 운동으로 수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 몸무게는 기상 직후 재는 게 가장 정확



키와 몸무게는 건강을 위한 1차 정보다. 고기동 교수는 “키에 따른 적정 체중을 나타내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BMI)로 비만과 저체중을 구별한다”고 말했다. BMI는 몸무게(kg)를 자신의 키(m)로 두 번 나눈 값이다. 대한비만학회는 BMI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 이상이면 과체중, 25 이상은 비만으로 규정한다.



비만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 BMI가 30을 넘으면 각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5배 증가한다. 저체중도 위험하다. 고 교수는 “일반인이 이유 없이 6개월 사이에 체중의 10% 이상 줄면 암·당뇨·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의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키는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줄지만 골다공증·척추압박골절로 줄기도 한다.



단, 키와 몸무게는 ‘정확히’ 재야 한다. 척추 간판이 중력에 의해 변형되기 때문에 낮에는 밤보다 키가 1~2㎝ 작다. 몸무게는 수분이나 음식 섭취, 땀 배출, 심지어 월경 주기에도 영향을 받아 하루 사이 2㎏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진짜 키·몸무게’가 없는 셈이다. 차움 가정의학과 김종석 교수는 “몸의 변화 폭이 적은 기상 직후나 아침에 재면 오차를 줄일 수 있다. 혈압처럼 1주일에 세 번, 같은 장비로 측정한 평균치를 낸 뒤 건강관리에 이용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체성분분석기가 없다면 간단하게 허리와 허벅지 둘레를 재는 것도 방법이다. 골반뼈 바로 윗부분을 수평으로 잰 허리 둘레가 남자 90㎝ 이상, 여성 85㎝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본다. 허리둘레는 내장지방량과 비례하므로 운동과 식사요법을 병행해야 쉽게 빠진다. 지방이 낮고 단백질이 풍부한 닭고기·생선·통곡물이 도움이 된다.



헬스 트레이너들은 “헬스장에서 한 가지 운동만 한다면 스쿼트(허벅지를 무릎과 수평이 되도록 앉았다 서는 운동 방법)를 하라”고 입을 모은다. 허벅지는 인체에서 가장 넓은 근육으로, 같은 운동량으로도 쉽게 커진다. 즉, ‘운동 효율성’이 좋다. 고기동 교수는 “허벅지 둘레는 인체 근육량과 운동량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수치로,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체 수치는 지속적으로 측정할수록 활용도가 높아진다. 김종석 교수는 “똑같은 몸무게나 체지방량이라도 증가·감소 추세에 따라 건강관리법이 달라진다“며 “꾸준히 내 몸의 데이터를 쌓아간다면 의사 못지 않은 ‘나 자신의’ 건강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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