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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후계자 점찍어놨다

중앙일보 2015.03.02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84·사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후계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서한에서다. 버핏은 후계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지만 차기 최고경영자(CEO)의 내정 사실은 분명히 했다.


"내가 물러나면 CEO 맡을 것"
멍거 부회장은 자인·아벨 거명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와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는 차기 CEO를 이미 선정했다. 그는 내가 죽거나 물러나면 곧바로 CEO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 어떤 면에서는 내가 한 것보다 더 CEO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계자와 관련해 그는 “현재 버크셔에서 일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라고만 언급했다.



 후계 구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 곳은 버핏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찰리 멍거(91) 부회장의 편지다. 멍거 부회장은 버핏과 별도로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버핏의 후임자는 그저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닐 것”이라며 아지트 자인(63) 재보험 사업부 대표와 그레그 아벨(53) 에너지 사업부문 대표를 거명했다. 버크셔의 철도 자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매튜 로스 대표는 후보군에서 빠졌다.



 자인 대표는 인도 출신으로 버크셔의 재보험 분야를 재건해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벨 대표는 2000년부터 버크셔의 유틸리티 부문에 합류해 미드아메리칸 에너지를 세계적 에너지 회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후계 구도와 관련해 나온 이야기중 가장 큰 ‘힌트’”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서는 “보험업을 제외한 5대 자회사의 세전 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양호한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투자로 돈을 벌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의 주당 순 가치는 50년 전 창업 때보다 75만1000배 늘었다”며 “앞으로 다른 투자 회사의 실적은 능가하겠지만 이전처럼 성과가 엄청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50주년 기념행사는 5월 열릴 예정이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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