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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손목을 잡아라, 막오른 기싸움

중앙일보 2015.03.02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2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KT는 첨단 사물인터넷(IoT)의 기반이 될 5G 통신 기술 등을 선보인다. KT 신입 사원과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 등이 MWC 전시장 앞에서 전시 품목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KT]


바르셀로나 카탈루니아 광장에서 1일 SK텔레콤이 MWC 개막 퍼포먼스를 했다. [사진 SK텔레콤]
‘혁신의 최전선, 그곳엔 사물인터넷과 5G 플랫폼 경쟁이 있다.’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MWC 시작
전화통화·자동차제어·결제 …
스마트워치 기능 전방위로 확장
5G 통신망 서비스도 앞다퉈 공개
삼성 신제품 갤럭시S6에 큰 관심



 글로벌 모바일 산업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플랫폼과 5G(5세대) 이동통신 표준을 선점하려는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다. 올해 주제는 ‘혁신의 최전선(The Edge of Innovation)’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사물에 부착된 수천 억개의 센서 정보를 활용하는 IoT 서비스와 이를 뒷받침할 5G(5세대) 통신 기술을 주제로 힘겨루기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LG·화웨이·마이크로소프트·노키아·에릭슨 등은 MWC 2015에서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올해 자사의 명운이 걸린 전략 신제품과 신기술을 공개하며 이같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MWC에서는 ‘손목 쟁탈전’이 치열해졌다. 스마트워치·밴드가 IoT 플랫폼 기기로 각광을 받으면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건강관리 같은 초보적인 기능에 머물렀던 스마트워치들은 이제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고도 전화통화가 가능하고, 자동차·가전제품 제어, 에너지 관리, 결제기능까지 갖추며 IoT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MWC 2015에서 벌어진 손목 대전은 현재까지 LG전자가 주도하는 분위기다. 클래식 손목시계의 디자인을 디지털 감성으로 되살린 ‘LG워치 어베인 LTE’가 그 주인공이다. 이제품은 스마트워치 가운데 세계 최초로 LTE 통신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스마트폰 추격자’가 아닌, ‘웨어러블 리더’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LG워치 어베인LTE로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운전석 문을 닫는 등 다양한 차량 제어 기술도 전시부스에서 시연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없이도 LTE 음성통화(VoLTE)와 데이터통신이 가능하다. 무전기처럼 여러 명이서 대화할 수 있는 음성메시지 서비스(LTE 무전기)와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 결제도 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올 4월 출시될 애플워치를 기점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2020년엔 1억 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커지는 이 시장에 화웨이·HTC·에이수스 등 중화권 IT 기업들도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워치를 개선한 제품들을 들고 나온다. 또 스마트워치 시장의 개척자인 페블은 MWC 개막 직전에 배터리 수명이 7일에 달하는 신작 ‘페블타임’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올리며 손목 열풍에 가세했다. 애플도 다음달 9일 애플워치 공개행사로 추정되는 이벤트를 연다.



 반면 삼성전자는 ‘여섯번째 갤럭시S’ 외에는 한 눈을 팔지 않을 분위기다. 당초 예상과 달리 1일(현지시간) 예정된 갤럭시S 언팩(공개) 행사장에서 신형 스마트워치를 공개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삼성전자는 사내의 모든 역량과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을 갤럭시S6에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평범했던 갤럭시S5의 부진 탓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샤오미에 밀려 고전했다. 이번에 전세계에 ‘재기’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이 MWC 전시 테마까지 ‘올 뉴 갤럭시(완전히 새로워진 갤럭시)’라고 선언한 이유다. 현재까지 갤럭시S6는 ▶배터리가 내장된 ‘일체형’ 메탈 바디 ▶애플페이에 맞설 삼성의 모바일결제 기능 ▶스마트폰 두뇌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삼성이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의 탑재 가능성 ▶세계 최대 용량인 128GB짜리 플래시 메모리 ▶3개 면 액정의 갤럭시S 엣지 등의 요소로 전세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이 전통적으로 강한 하드웨어 제조 기술력이 부각되는 대목들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열기를 MWC 내내 이어가기로 했다. 갤럭시S6 공개 이튿날 MWC 전시부스에서 ‘언팩 못다한 이야기’를 주제로 갤럭시 스마트폰 개발·디자인 담당 임직원들이 무대에 오른다. 삼성전자는 이를 전세계에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카드사 관계자들이 출연하는 모바일 결제 트렌드에 관한 토론도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S6에 모바일결제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



 글로벌 통신업계는 MWC에서 5G 이동통신망이 깔리면 가능해질 혁신적인 서비스를 앞다퉈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워치·스마트안경 같은 웨어러블 기기나 기술·금융이 결합한 핀테크 분야에서 IoT를 활용한 혁신이 일어나려면 5G 이동통신망이 필수라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다. 수천억 개의 센서들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가(Giga)급 고속도로가 뚫려야 한다는 취지다. MWC는 이 고속도로를 ▶누가 가장 먼저 ▶어떤 방식으로 깔 것인가를 두고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이통3사를 비롯해 차이나모바일·AT&T·도이치텔레콤 같은 통신사업자들과 시스코·화웨이·노키아·알카테루슨트·삼성전자(네트워크사업부) 등 통신장비업체들은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서, 표준·플랫폼 선점 경쟁을 펼친다. 표준기술을 선점하는 자가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3사는 초고주파를 활용해 기존 LTE보다 100배 이상 빠른 7.55Gbps 속도를 내는 밀리미터파(Millimeter wave) 통신을 3사가 모두 공개한다. 포화상태인 기존 4G(LTE) 주파수 대역보다 높은 28GHz(기가헤르츠)~300GHz의 고주파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게 특징이다. 속도는 기존 LTE(75Mbps)보다 100배 이상 빠르다.



 6년 연속 단독 전시관을 운영하는 SK텔레콤은 5G 시대를 앞당길 통신 기술들을 대거 공개한다.



 SK텔레콤은 7.55Gbps 속도를 내는 밀리미터파 통신은 물론, 통신망 관리 플랫폼 ‘T오븐’을 선보인다. 여러 통신장비업체들이 만든 다양한 장비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가상화하고 이를 서로 연결해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다양한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내듯 T오븐 플랫폼 위에서 통신망과 서비스를 스마트폰 앱처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생활 속 IoT를 비롯해 위치기반·지능(인텔리전스)·상거래·빅데이터 등 5대 영역에서 서비스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KT는 삼성전자와 이 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전시부스에서 초대용량 데이터인 홀로그램을 전송하고 보여주는 장면을 시연한다. KT는 또 통신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도 반경 500미터 이내 사용자의 단말기끼리 통신하는 기술(D2D)도 삼성과 공동개발하고, MWC에서 이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연한다. 이동면 KT 융합기술원장은 “삼성·노키아 같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으로 5G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여기에 IoT를 연계해 미래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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