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양 땐 서울, 입주하면 경기 … 위례신도시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15.02.27 00:49 종합 20면 지면보기
26일 현대엠코타운 센트로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박윤상 입주 예정자 대표가 서울에서 경기도 하남시로 주소지가 바뀐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분양 당시 주소지는 서울시 송파구, 입주할 때는 경기도 하남시-.’

시 경계선 바뀐 아파트 논란
행정구역 조정안 경기도의회 통과
"직선으로 오다 꺾인 구획 불합리"
성남·하남 편입된 250가구 반발
송파구에 포함 380가구는 반색



 아파트 입주를 앞둔 위례신도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다. 서울시와 성남·하남시의 경계선이 바뀌게 돼서다.



 사정은 이렇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성남·하남시에 걸쳐 조성되도록 계획이 잡혔다. 그래서 신도시 안에 3개 시의 경계선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그냥 둘 수는 없었다. 경계선이 구불구불해 그대로 아파트를 지었다가는 같은 동에서도 일부 주민은 서울시 송파구에, 다른 주민은 하남시나 성남시에 속할 판이었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경기도 및 성남·하남시, 그리고 위례신도시 시행업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경계를 다시 정하기로 했다. 신도시 추진 초기인 2006년의 일이었다.



 경계선을 다시 그을 때 지킬 원칙도 정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이 다른 도시에 속하는 일이 없도록 도로나 녹지를 바탕으로 경계를 정하고, 또 각 도시의 면적에 변함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년 가까운 논의 끝에 최근 경계선 조정 방안이 마련됐다. 경기도의회는 조정안을 통과시켰고, 서울시의회는 다음달 심의·의결을 앞두고 있다. 오랜 기간 절충을 거듭해 마련한 방안이어서 서울시의회도 무난히 통과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계가 바뀜에 따라 상당수 위례신도시 입주 예정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26일 본지가 입수한 조정안에 따르면 3400여 가구 주민들의 주소지가 바뀐다. 250여 가구는 서울에서 경기도로, 약 380가구는 경기도에서 서울로 변경된다. 나머지는 성남시에서 하남시, 또는 하남시에서 성남시로 바뀌게 됐다.



 분양 때는 경기도였으나 서울 송파구에 편입되는 입주 예정자들은 조정안을 반기고 있다. 반대로 서울 송파구에서 경기도 하남시나 성남시로 바뀌게 된 입주 예정자들은 불만이다. 위례신도시 한가운데 있는 현대엠코타운 센트로엘 아파트 입주자들이 그런 경우다. 내년 6월 입주하는 이 아파트는 전체 680가구 중 약 120가구가 서울시 송파구에서 경기도 하남시로 바뀐다. 나머지는 원래 하남시였다. 부근 GS·대림 아파트 역시 130여 가구의 주소가 서울시에서 경기도 성남시로 변경된다.



 현대엠코와 GS·대림 아파트 입주자들은 “송파구의 교육 여건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집값은 떨어지게 됐다”고 반발한다. 특히 현대엠코 입주예정자들은 경계선을 정한 방식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 경계가 8차로 도로를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다 이 아파트 단지에 이르러 갑자기 꺾이는 바람에 하남시에 들어가게 돼서다. <그래픽 참조>



 현대엠코타운 센트로엘 아파트 박윤상(50) 입주 예정자 대표는 “위례신도시는 대중교통으로 손쉽게 이어지는 송파구와 같은 생활권”이라며 “그럼에도 경계선을 꺾어가며 경기도에 편입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입주 예정자들과 논의해 소송 등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GS·대림 아파트 이근덕(45) 입주 예정자 대표도 “단지 전체가 서울 송파구 생활권에 속해 있는데 성남시로 편입될 경우 전혀 다른 생활권에서 민원행정 등을 봐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며 “입주 예정자들도 대부분 이번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측은 “경계선을 꺾은 것은 최대한 종전 경계와 비슷한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또 “분양 당시 행정구역이 바뀔 수 있음을 분명히 알렸다”고 했다.



글=전익진·임명수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