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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상은 경제 효율성 훼손

중앙일보 2015.02.26 18:17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연구실장
복지와 증세 논쟁이 법인세 인상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증세를 한다면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법인세 인상을 선호하는 배경에는‘법인세는 기업이 내는 세금이고, 기업은 개인보다 부자’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인기 영합적으로 법인세를 인상한다면 현재 무상복지로 야기되는 사회적 혼란을 조만간 다시 겪게 될 것이다. 법인은 기업의 성과가 주주, 근로자, 소비자에게 흘러가게 하는 도관(conduit)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인세는 기업 활동에 참여한 경제주체들이 부담하게 된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100원의 법인세가 부과되면 소비자가 약 20원, 근로자가 약 30원, 주주가 약 50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주가 부담하는 50원 중에서도 지분율을 고려하면 소위 부자라고 하는 대주주의 부담은 25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국제간 자본의 이동성을 고려하면 대주주가 부담하는 몫은 더욱 작아진다. 결국 법인세가 인상되면 그 부담은 이동성에 제약을 받는 소비자, 근로자, 소액주주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따라서 법인세를 인상해도 소득재분배가 개선되지 않는다.





반면 법인세가 인상되면 경제의 효율성은 훼손된다. 법인세로 확보한 재원을 고스란히 무상복지의 수혜자에게 돌려준다 해도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모든 세금이 그렇듯이 법인세의 경우도 시장가격을 교란하여 민간과 정부 누구에게도 귀속되지 않고 공중으로 사라지는 손실이 발생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4대 무상복지(무상보육, 무상급식, 기초연금, 반값 등록금)를 시행하는데 드는 향후 3년간의 소요재원은 약 85조원에 달하는데, 이를 법인세를 통해 조달할 경우 총 사회적 비용은 151조원에 달한다. 가계로 이전된 복지재원을 제외하더라도 66조원이라는 재원이 공중분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기둔화로 소득세수와 부가가치세수입이 줄어, 정부지출을 유지하려면 추가적인 세율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결국 ‘성장둔화-세입기반 약화-증세’라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자본의 특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법인세를 내려야 한다. 총 세수입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노르웨이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법인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높은 곳을 찾아 항시 움직이는 것이 자본이다. 그래서 모든 나라가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해서 자본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는 122억 달러로 싱가포르 637억 달러의 1/5 수준에 머물고 있다. GDP 규모를 고려하면 싱가포르가 우리보다 21배나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싱가포르 법인세율이 17%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규모가 형편없이 낮은 이유가 높은 법인세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투자는 법인세 부담 수준뿐만 아니라 고용의 유연성, 노동의 질, 규제수준 등 다른 투자환경이 함께 고려된 산물이다. 따라서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세부담을 완화하고 다른 투자환경도 개선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법인세를 소득재분배의 수단으로 인식하거나 세수확보의 수단으로 간주하는 시대는 지났다. 법인세는 기업에 대한 조세이며 대주주가 주로 부담하기 때문에 정의로운 조세라는 잘못된 인식을 버려야 한다. 대부분의 부담은 소비자, 근로자, 소액주주들의 몫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법인세율을 인상하여 세수입을 확대하려고 할수록 세수입이 감소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가 법인세를 소득재분배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경쟁적으로 세율을 인하하고 자본을 유치하여 성장을 제고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법인세를 인하하여 ‘성장-세입기반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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