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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지옥훈련은 없다 … 난 아테네 스타일"

중앙일보 2015.02.26 00:04 종합 26면 지면보기
“왜 우리를 우승후보라고 하는 거지?”


스프링캠프서 자율과 소통 강조
"선수들 창의적 플레이 하길 바라"
김성근 "SK가 올 시즌 우승 후보"

 프로야구 SK 김용희(60·사진) 감독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반문했다. SK가 삼성과 함께 올 시즌 프로야구 우승후보로 꼽히는 게 당황스러운 모양이었다. 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가와 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지난해 5위를 했던) 우리 전력은 그대로다. 그런데 다들 전력보강을 잘했다고 하더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성근(73) 한화 감독은 지난 17일 SK가 한화와의 평가전에서 7- 0으로 완승하자 “SK가 우승후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SK가 선두를 다툴 거라고 예상한다.



 올시즌 SK가 우승후보로 꼽히는 건 ‘김용희 효과’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말 김 감독이 부임한 이후 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2007~2011년 ‘김성근의 SK’ 시절 혹독하게 훈련을 했던 선수들이 덕장(德將) 김용희 감독이 만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땀 흘리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가 앞에 나서기보단 조용히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할 것은 다 하겠다”고 말했다.



 - 올시즌 SK가 우승후보로 꼽히는데.



 “허허.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팀 전력이 강해진 느낌은 있다. 에이스 김광현은 당연히 메이저리그로 갈 줄 알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던 3루수 최정과 외야수 김강민·조동화가 남았다. 내야수 나주환과 투수 이재영도 마찬가지다. 원래 우리 선수들인데도 새로 영입한 느낌이 든다.”



 - 훈련 분위기가 좋다. 선수들 표정도 밝고.



 “감독이 시원치 않으니 선수들이 알아서 해야지. 허허. 스파르타식 훈련을 하는 팀도 있지만 난 아테네식(소통·자유를 중시하는 훈련법)을 선호한다. 선수가 야구를 잘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훈련하고 플레이 하길 바란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실수도 하고 패배도 하면서 부족한 점을 깨닫고 보완하면 된다.”



 겨우내 김성근 한화 감독의 ‘지옥훈련’이 화제였다. 과거 김성근 감독이 이 방법으로 좋은 성적을 냈기에 다른 감독들도 훈련량을 늘리는 추세다. 그러나 김용희 감독은 자신있게 ‘아테네식’을 주장하고 있다.



 - SK가 어떤 팀이 되기를 바라는가.



 “목표는 물론 우승이다. 단기적으로는 이길 수 있는 팀이 돼야 한다. 더 중요한 건 SK가 특정 감독이나 선수에 따라 좌우되는 팀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구단이 되는 것이다.”



 김용희 감독은 만 39세였던 1994년 롯데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역대 두 번째로 젊은 감독이었다. 2000년 삼성 감독을 끝으로 1군에서 물러난 그는 롯데 2군 감독, 해설위원, SK 2군 감독과 육성총괄을 거친 뒤 지난해 말 SK 감독에 취임했다.



 - 15년 만에 1군 감독으로 돌아온 느낌은.



 “야구는 내게 종신지우(終身之憂·죽을 때까지 걱정하는 것)다. 감독을 다시 할 수 있을지 몰랐지만 다양한 시각에서 야구 공부를 계속했다.”



오키나와=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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