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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건너뛰기' 증여로 세금 30% 줄이기

중앙일보 2015.02.26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할아버지가 손자·손녀에게 미리 재산을 물려주는 ‘세대 건너뛰기 증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국세청의 국세통계 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재산을 물려받은 10대 이하 청소년의 증가율이 40대에 비해 2배로 늘었다.


금융권, 관련 상품 속속 출시
증여재산 공제한도 활용
'손주 사랑' 보험 등 인기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증여를 통해 증여세를 절감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할아버지·할머니가 손주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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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에서도 손자녀 세대를 위한 금융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할아버지가 손주 앞으로 가입하는 ‘손주 사랑’ 보험이 인기다. 이 상품은 조부모가 사망한 이후 손주에게 보험금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보생명의 ‘교보손주사랑보험’, 삼성생명의 ‘삼성생명 내리사랑 연금보험’, NH농협생명의 ‘내리사랑NH종신보험’ 등이 있다.



 세대를 건넌 뛴 증여는 절세 효과가 크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컨설팅부 세무팀장은 “조부모가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다시 부모가 자녀에게 넘겨주는 대물림 증여는 이중으로 세금을 내게 된다”며 “이에 비해 부모를 거치지 않고 손주에게 물려주는 ‘세대 생략 증여’는 일반 증여보다 30%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근호 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장은 “조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했다가 10년 내 사망하면 증여 금액은 상속재산에 합산돼 오히려 세금을 더 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손주는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상속세 합산기간이 5년으로 짧아져 증여 부담이 줄어든다”고 했다.



 손주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재산을 증여했다가는 최고 50% 증여세율과 세대생략 할증과세(30%)까지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증여재산 공제한도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개인 증여재산 공제 한도금액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성인 자녀는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미성년자일 때는 15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확대됐다. 또 어떤 자산을 증여할 지도 중요하다. 수익성 부동산을 증여할 때는 어린 손주들에게 사업소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 종합소득세 부담 뿐 아니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전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자산을 물려줄 때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산이 유리하다. 지난해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을 제외하고는 2011년까지 금융자산 보다 부동산 증여를 선호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부동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자산 증여액이 부동산을 앞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장기 유망한 금융자산으로 아시아 소비재 펀드를 꼽았다. 김정남 연구원은 “세계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은 젊은 인구 비중이 높아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아시아 사람들의 소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아시아 소비재 펀드가 앞으로 꾸준히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힌다”고 말했다.



 자산가격이 크게 하락한 저평가 자산도 증여 활용도가 높다. 대표적으로 유가에 투자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지난해부터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해 50달러 안팎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세(22%)로 분류과세되기 때문에 고소득자에게 유리하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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