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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가세 … 금호산업 인수전 대진표 확정

중앙일보 2015.02.26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열쇠를 쥔 금호산업 인수에 신세계그룹이 도전장을 냈다.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과 사모투자펀드(PEF)도 대거 참여했다.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25일 금호산업의 채권단 지분 57.5%에 대한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다. 사모펀드로는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IBK펀드)·자베즈파트너스·MBK파트너스·IMM 등 4곳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호반건설, 사모펀드 4곳 참여
참여 예상 CJ·롯데·애경 불참
4월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신세계그룹은 막판 참여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금호터미널이 광주신세계백화점 부지를 갖고 있는 것도 인수전 참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CJ·롯데·애경 등 유통 대기업의 참여도 점쳐졌지만 이들 가운데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없었다. 그러나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의향서를 내지 않은 기업도 사모펀드 등과 손잡고 컨소시엄 형태로 추후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 금호산업의 지분을 6.16% 사들이며 일찌감치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손잡을 파트너 기업은 현재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기업과 펀드가 관심을 나타내난 건 금호산업이 가진 매력 덕분이다. 금호산업을 사면 덤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가 될 수 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은 관광이나 백화점·호텔·면세점 사업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유통 대기업 입장에선 가지고 싶은 기업이다.



 인수전 참여자들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사활을 걸고 금호산업을 되찾아 오겠다고 공언한 박삼구 회장이 어떤 전략으로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금호산업이 소유한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아시아나개발·에어부산·아시아나IDT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금호산업을 되사오지 않으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이 난관에 봉착한다.



 채권단은 4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통상의 경우 이 단계에서 매각절차가 일단락되지만 금호산업은 조금 다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매각 대상 금호산업 지분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말 금호산업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갈 당시 채권단과 박 회장이 합의한 내용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보다 1원이라도 더 낼 수 있다면 해당 지분은 박 회장에게 넘어간다. 하지만 박 회장이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은 사라지고,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와 본격적인 금호산업 매각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문제는 박 회장의 자금력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아시아나 지분까지 감안하면 인수가격은 1조원을 육박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한다. 지난해 11월 초 1만2000원이던 금호산업 주가는 채권단의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2만8000원 선까지 훌쩍 뛰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금호산업·금호타이어에 3300억원의 사재를 털었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충분하지 않다. 사실상 독자적으로 금호산업 되찾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다른 대기업을 ‘백기사’로 호출하거나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규·박진석·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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