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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 수동에서 9단 자동까지 … 변속기의 고속 진화

중앙일보 2015.02.26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7면 지면보기



다임러·ZF 9단 자동변속기 적용
현대차·폴크스바겐은 10단에 도전
르노는 변속 충격 없는 CVT로 대응
포르셰 개발 듀얼클러치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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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대표하는 주요 부품을 꼽으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엔진’이라고 말한다. 엔진은 동력을 만들어 자동차를 움직이게 만드는 핵심 부속이다. 하지만 엔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변속기다. 변속기는 엔진에서 만들어진 힘을 전달하는 동시에 자동차의 기본 성능과 연료 효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변속기의 역사는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95년 프랑스의 르네 파나르와 에밀 레바소르가 최초의 세단형 자동차를 발명하며 엔진의 동력을 나눌 수 있는 변속기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최초 변속기는 2단의 수동 형태였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차츰 기어 단수가 늘었다. 최근엔 5단 및 6단 수동 변속기가 주를 이룬다. 포르셰와 쉐보레의 일부 모델은 7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하기도 한다. 건설 장비로 구분되는 대형 트럭들은 무려 25단에 이르는 기어를 갖고 있다.



하지만 수동변속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기어를 낮출 때 차가 울컥거리는 경우가 많다. 닛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370Z 쿠페에 ‘다운시프트 레브 매칭(Downshift Rev Matching)’이라는 기술을 실었다. 고단에서 저단으로 기어를 낮출 때 RPM을 보정해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빠르고 손쉬운 변속을 돕는다.



캐딜락은 한걸음 더 나아가 고성능 컴팩트 세단인 ‘ATS-V’에 엔진 회전수 보정은 물론, 수동 변속 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아도 변속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그러나 최신 기술들은 역시 자동변속기를 중심으로 개척되고 있다. 자동변속기는 1921년 캐나다의 알프레드 호너 먼로가 개발했다. 1932년엔 브라질의 엔지니어를 통해 지금과 같은 ‘토크 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로 진화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사들인 제조사가 바로 제너럴모터스였다. GM은 1940년 올즈모빌 브랜드에 양산차 최초로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다단화 변속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커졌다. BMW는 2002년 독일 ZF의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7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다단화 경쟁에 불을 붙였다. 1년이 지난 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는 7G-트로닉이라는 이름의 7단 변속기를 내놓으면서 응수했다. 이후 4년간 다임러의 7단 자동변속기는 가장 앞선 기술로 꼽혔다. 하지만 2007년 도요타가 렉서스 LS를 통해 8단 변속기를 내놓으면서 ‘최고 단수’ 기록이 바뀌었다.



2013년에는 독일 ZF가 9단 자동변속기를 공개했다. 뒤이어 다임러도 9단 자동변속기의 개발 완료를 알렸다. 현재 ZF의 9단 자동변속기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크라이슬러 200, 지프 체로키 등에 탑재돼 국내에서도 판매된다. 다임러의 9단 자동변속기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만든 E220 블루텍 모델에 먼저 탑재돼 출시됐다. 폴크스바겐과 현대자동차는 10단 자동변속기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편리한 자동변속기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수동변속기보다 크고 무겁고 동력 효율이 떨어진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자동화수동변속기(AMT, Automated-Manual Transmission)’다. 이름 그대로 수동변속기의 구조를 유지한 상태로 변속만 자동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구조도 간단하고 동력 효율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비용도 저렴하다. 푸조와 시트로엥이 이 변속기를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느린 변속 시간과 특유의 울컥거림 문제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최근 새롭게 출시되는 신차엔 다시 자동변속기가 탑재되고 있다.



변속기의 다단화를 미분 방식으로 극대화시키면 ‘무단변속기(CVT, 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의 형태로 발전한다. 변속 충격이 없어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고 연비를 끌어올리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반응성이 늦고 특유의 이질감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CVT를 애용하는 업체는 르노-닛산 그룹이다. 국내 시장에서서 팔리는 닛산의 알티마와 쥬크, 캐시카이, 패스파인더를 포함해 르노삼성의 SM3, SM5, QM5 같은 모델에도 이 변속기를 얹었다.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이질감도 크게 개선됐다. 또한 초기 반응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부변속기를 내장한 CVT도 등장했다. 르노삼성 SM3와 및 쉐보레 스파크가 이런 CVT를 사용한다. 이 변속기는 CVT의 선두 주자로 통하는 일본의 자트코가 공급한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변속기로 각광받고 있는 건 ‘듀얼 클러치’다. 변속기 내부에 1, 3, 5단과 2, 4, 6단이 한 조로 묶여 있다. 1단 기어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2단 기어가 미리 동력을 이어 받을 준비를 한다. 동력이 다시 2단으로 넘어가면 1단과 한조인 3단이 미리 준비하는 구조다. 이 기술은 1980년대 포르셰가 경주용 차량에 최초로 적용했다. 양산형 자동차에 최초로 탑재된 것은 폴크스바겐의 4세대 골프 R32를 통해서다. 벤츠와 BMW를 비롯해 현대자동차도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확대 적용하는 추세다. 혼다는 고성능 스포츠카인 어큐라 NSX를 통해 9단의 듀얼클러치 변속기까지 선보였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김기태 PD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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