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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철·과속방지턱 넘고, 시속 280㎞로 내달리고 … 가성비까지 따졌죠

중앙일보 2015.02.26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폴크스바겐 골프 GTI가 요철 코스를 통과하고 있다. 방지턱 등 깊은 굴곡과 울퉁불퉁한 노면을 통과한다. 차량의 서스펜션 완성도와 차체 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2차 심사 주행 테스트 이모저모



지난 14일 경기도 화성시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된 중앙일보 ‘2015 올해의 차’ 2차 심사는 자동차의 본질적인 면을 파헤치는 자리였다. 다양한 주행 테스트를 통해 어떤 차량이 명차의 반열에 오를 역량을 갖고 있는지 낱낱이 해부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2차 심사는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24개 브랜드의 66개 차량 중 1차 심사를 통과한 12대를 대상으로 했다. 올해 2차 심사에선 보다 엄정한 조건이 추가됐다. 먼저 차량의 발진 가속을 측정하는 급가속 테스트, 제동 성능 및 안정성을 재보는 급제동 테스트, 저속 슬라럼과 고속 슬라럼 테스트 등이 함께 치러졌다. 슬라럼은 장애물을 놓고 지그재그로 주행해 차량의 조종 안정성과 차체 반응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또한 시속 200㎞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초고속 주행 테스트도 추가됐다. 여기에 요철과 과속방지턱 등이 설치된 특수 내구로를 달리며 차량의 주행 성능을 시험했다. 내구로 시험에선 당초 SUV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심사위원들의 제안으로 세단까지 대상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앙일보 ‘2015 올해의 차’ 심사기준은 해가 갈수록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각종 버튼의 조작성과 마감 품질, 편의성 여부도 점검해 평가에 반영한다.
먼저 급가속 테스트는 마치 자동차 경주의 시작 장면을 연상시켰다. 진행요원들의 깃발로 출발 신호를 보내자 정렬돼 있던 후보 차량들이 굉음을 지르며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단연 눈에 띄는 모델은 재규어의 F타입 R 쿠페였다. 550마력을 발휘하는 V8 5.0 수퍼차저 엔진은 시동음 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성능을 가졌음을 뽐냈다. 또한 유일한 전기차였던 BMW의 i3는 고요함 속에서 빠른 가속력을 선보여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급가속 이후 진행된 급제동 테스트는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차량이 갖고 있는 최대한의 제동 능력을 끌어내 보는 시험이었다. 제동거리는 얼마나 짧았는지, 이때 차량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자세를 취했는지 확인했다. 그 밖에도 운전자가 느낀 위화감 정도 역시 평가에 반영했다.



시험이 시작되자 운전석에 자리한 심사위원들은 달리던 차량의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았다. 차량은 순식간에 앞으로 기울어졌다. 마치 바닥으로 박힐듯한 기세였다. 동시에 ‘끼긱’거리는 타이어 소음이 시험 현장에 울려 퍼졌다. 완성도가 높은 차량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안정적인 거동을 취하며 짧은 거리 안에서 정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일부 차량은 제동력을 분배하는데 아쉬움을 보이며 휘청거리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부 차량은 급제동시 실내 내장제가 떨리면서 이상 소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해진 코스를 지그재그로 돌아나가는 슬라럼 테스트는 고속 구간과 저속 구간으로 나눠 진행됐다. 고속에서 차량의 진행 방향을 급하게 바꾸면 전복 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는 차량이 전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 맞닥뜨리자 열려 있던 유리창과 선루프를 스스로 닫았다. 안전벨트는 강하게 잡아당겨 탑승자를 단단히 고정했고 눕혀져 있던 시트를 반듯하게 원위치 시켰다. 또 날렵한 몸놀림으로 각종 장애물 사이를 빠져나간 폴크스바겐의 골프 GTI는 심사위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거친 길에서의 승차감 등을 평가하는 과정은 자동차안전연구원의 험로 주행시험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했다. 실제 도로에서 볼 수 있는 각종 노면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재현한 요철부터 경사 구간, 차체에 인위적으로 떨림을 가하는 구간 등이 연속으로 등장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 시험을 통해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의 완성도, 승차감과 소음 발생 정도까지 평가할 수 있었다.



국산 브랜드를 대표하는 현대차와 기아차도 이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 모델과 달리 높아진 강성이 빛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아차의 카니발은 구조적으로 강성에서 취약한 모습이지만 실질적인 테스트에선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더해 견고한 차체를 바탕으로 좋은 승차감도 만들어 냈다.



마지막 시험 과정은 새롭게 추가된 초고속 주행테스트 현장에서 이뤄졌다. 자동차가 가진 모든 힘을 발휘해 내달리며 고속 주행의 안정감을 평가 받는 자리였다. 일부 차량은 주행 중 시스템 오류를 나타내면서 힘겨워 하는 모습도 보였다. 재규어 F타입 쿠페는 고속 코스를 시속 280㎞까지, 인피니티 Q50은 시속 250㎞ 이상으로 달려나가며 안정적인 주행 능력을 선보였다.



가격도 중요한 평가 사항이다. 차량 자체는 좋았지만 가격이 너무 높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현대차의 LF 쏘나타와 볼보 S60 D2, 닛산의 캐시카이는 심사위원들에게 가격 대비 성능과 구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이끌어냈다.



주행이 끝난 이후에도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계속됐다. 엔진룸을 열어 정비 편의성을 살펴보는가 하면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의 활용성도 꼼꼼하게 따졌다. 차량의 다양한 편의 장비를 직접 실행해 보는가 하면 음악을 틀어 사운드 시스템의 완성도를 평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출품된 차량의 타이어까지 살펴보고 문을 여닫는 느낌까지 따져보는 깐깐한 평가가 이어졌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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