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 야구 호령하는 친구와 라이벌

중앙일보 2015.02.21 14:58
이대호(左)와 오승환. [사진 중앙포토]



4번타자 이대호 "홈런·타점 더 때려" 외풍 막고
돌부처 오승환 "0점대 방어율로 한신 우승恨 "풀어야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이대호(소프트뱅크)와 오승환(한신·이상 33). 지난 시즌 둘은 대단했다. 이대호는 시즌 내내 4번타자로 나서며 19홈런, 69타점, 타율 0.300을 기록하고 팀의 일본시리즈(JS) 우승에 기여했다. 오승환은 39세이브(평균자책점 1.76)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지 12경기 연속 등판하며 팀이 JS에 오르는데 1등 공신이 됐다. 그러나 둘의 2015년은 만만치 않다.



최근 일본에서는 이대호를 흔드는 외풍(外風)이 거세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시즌 이대호의 홈런과 타점이 적다고 평가하고 있다.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득점권 타율이 0.244에 그친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 득점 1위(605점)에 올랐지만, 홈런은 5위(95개)에 머물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넓은 구장을 썼던 소프트뱅크는 펜스 높이를 1.6m 낮추고 좌·우중간 펜스를 최대 5m 앞당기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대호를 비롯한 중심타자들에게 더 많은 홈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번을 친 우치카와 세이치(33)가 새로운 4번타자로 적절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우치카와는 지난 시즌 18홈런 74타점 타율 0.307를 기록했다. 이대호에 비해 홈런은 1개 적었지만, 타점과 타율은 근소하게 앞섰다. 이대호의 느린 발을 새삼 트집 잡기도 한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지난 14일 "이대호가 1루를 밟으면 5번 타자가 장타를 날려도 이대호는 3루에서 멈춰야 한다. 때문에 소프트뱅크의 득점력을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대호에겐 자존심이 상할만한 평가다.



지난해 우승을 이끈 아키야마 고지(53) 감독은 이대호가 부진했을 때도 4번타자를 그대로 맡기며 신뢰를 보여줬다. 그러나 그는 우승 직후 아내 병간호를 이유로 사임했다. 신임 구도 기미야스(52) 감독은 48세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며 224승을 올린 일본야구의 전설이다. 구도 감독이 적극적으로 지켜주지 않는다면 이대호는 흔들릴 수도 있다.



한신은 올해 구단 창립 80주년을 맞이했다. 1985년을 끝으로 JS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던 한신은 올해는 30년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우승을 위한 오승환(32)의 목표는 블론세이브(지난해 6개)를 줄이고, 0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하는 것이다.



오승환의 입지는 탄탄하다. 얼마 전 오승환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와다 유타카(53) 감독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해 오승환이 뒷문을 잘 지켜주자 감독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이다.



한신에겐 센트럴리그의 맹주 요미우리가 부담스럽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정규시즌 1위에 오르고도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한신에 완패해 올해 설욕을 벼르고 있다. 오승환에 대한 대비도 더 철저해졌다. 최근 요미우리는 시속 160㎞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배팅볼 기계를 도입했다. 요미우리의 전력분석팀은 한신 스프링캠프에 찾아와 오승환의 불펜 피칭을 면밀히 관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와다 감독은 14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겨울 한신은 뚜렷한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의 캠프 합류가 늦어지고 부상을 당하는 등 악재가 많다. 한신 선수단 전체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김원 기자 raspos@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