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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제과 '갑질' 논란 속 "영업사원이 회사 손해 배상하라" 판결

중앙일보 2015.02.17 13:42
회사의 묵인 아래 ‘덤핑판매’에 나섰더라도 그로 인한 손해는 해당 영업사원이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 김기정)는 크라운제과가 전 영업사원 임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억7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임씨는 2003년 크라운제과에 입사해 10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크라운제과는 덤핑판매를 금지하는 내부규정을 두고 있지만 실제 영업현장은 달랐다. 매월 판매목표를 할당하고 목표 달성률에 따라 급여를 차등지급했다. 임씨 등 영업사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관행’에 가담했다.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부에만 판매한 것처럼 입력하는 ‘가상판매’나 회사가 정한 금액보다 10∼20%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덤핑판매’에 나선 것이다. 회사 시스템에는 정상가격에 판 것처럼 입력하고 실제 판매대금과의 차액은 미수금으로 처리했다.



회사도 이같은 ‘변칙판매’를 묵인했다. 대신 직원들로부터 미수금을 갚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받아왔다.



임씨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덤핑판매 방식으로 월 평균 111%의 매출목표를 달성했다. 전체 영업사원의 달성률 92%보다 월등했다. 그러다보니 임씨의 미수금은 2013년께엔 2억9000만원으로 불어났다. 회사에는 “개인적 용무로 유용(횡령)했다”는 자인서와 “변제하겠다”는 각서를 써서 냈다.



그런데 회사가 돌연 임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회사가 임씨의 변칙판매를 알고 있던 만큼 불기소 처분했다. 1심도 임씨의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조금 달랐다. 임씨의 미수금 횡령 혐의는 없다고 봤지만, 변칙판매로 인한 손해에 대해선 임씨가 회사에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에서 덤핑을 금지하고 있고 임씨도 입사할 당시 이런 영업방침을 준수한다는 이행각서를 제출했다”며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의무가 있다”고 제시했다. 다만 “회사가 영업사원별로 판매목표 달성을 독려해왔고, 덤핑판매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미수금을 갚겠다는 각서를 받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며 임씨의 배상책임을 60%로 제한해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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