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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소 '조선명탐정' 액션 '킹스맨' … 추억 속으로 '쎄시봉'

중앙일보 2015.02.17 00:01 Week& 7면 지면보기



극장가 빅3 영화 관객몰이 경쟁







극장가에는 설 대목을 겨냥한 쟁쟁한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화제성이나 규모를 따지면 크게 세 영화의 삼파전이 예상된다. 그 첫째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이다. 470만 관객을 동원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2011)의 속편이다. 총 제작비가 전편의 66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어난 만큼 스케일이 커졌고, 완성도도 높아졌다. 조선 최고의 탐정 김민(김명민)과 그의 파트너 서필(오달수)이 시장 질서를 흐리는 불량 은괴의 유통 내막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김민과 서필 콤비의 불협화음 속에 터져 나오는 유머다. 양반 김민이 허세를 부리다 궁지에 몰리면 서필이 조력자로 나섰다가 일이 더 꼬인다. 결국 엉뚱한 방식으로 일을 해결해나가는 콤비의 좌충우돌 모험담이 관객의 웃음을 터지게 만든다. 두 배우의 연기 또한 이 영화의 3편을 기대하게 할만큼 찰떡궁합이다. 다만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긴장감을 층층히 쌓아올리지 못해 반전에서 폭발력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연휴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제격이라 생각하는 관객에게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가 있다. 매력적인 악당과 새로 성장하는 영웅이 등장하고, 숨막힐듯 짜릿한 액션과 뒷목을 잡는 풍자 코미디가 적절히 배합됐다. 국제 비밀조직기구 ‘킹스맨’의 베테랑 요원 해리 하트(콜린 퍼스)가 비행 청소년 에그시(태런 애거튼)를 신입 요원으로 발탁해,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는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과 대적하는 내용이다. ‘엑스맨’시리즈의 최고로 꼽히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2011)의 매튜 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스파이 영화의 고전인 ‘007’시리즈부터 각종 히어로물의 클리셰를 응용·전복해 매분, 매초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해리가 70여 명의 교회 광신도를 해치우는 3분 44초짜리 액션장면은 두고두고 얘기 될만한 명장면이다. ‘킹스맨’ 요원들이 차려입은 최고급 수트와 알고보면 비밀무기인 구두·우산·안경 등의 세세한 디테일은 이 영화를 한층 매혹적이고 품격있게 치장해준다.



순정한 사랑이 음악을 타고 흐르는 ‘쎄시봉’도 강자 중 하나다. 윤형주·송창식의 ‘트윈폴리오’ 음악을 즐겨 듣던 중·장년층 관객부터 정우(오근태)·진구(이장희)·강하늘(윤형주)·한효주(민자영) 같은 젊은 배우들에게 열광하는 청년 관객까지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이다. 1960년대 서울 무교동의 음악감상실 ‘쎄시봉’에서 데뷔한 ‘트윈폴리오’가 본래는 3인조였다는 사실을 기초로 상상을 더해 완성했다. 제3의 멤버이자 가상의 인물인 오근태가 ‘쎄시봉’의 뮤즈 민자영을 사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당대에 히트했던 20여 곡의 노래들이 영화 전편에 다양한 방식으로 깔려 귀를 풍성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노래와 함께 60년대의 낭만적 풍경 속으로 관객들을 자연스레 빠져들게 한다. 윤형주·송창식·조영남 등 실존 인물의 특징과 에피소드를 잘 살린 것도 아기자기한 맛을 더한다. ‘국제시장’의 맥을 잇는 복고와 신파 코드가 좀 식상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음악의 힘으로 그 단점을 극복한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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