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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처럼 상업용 드론 허용, 드론 시대 개막

중앙일보 2015.02.16 17:39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15일(현지시간) 상업용 드론(무인 항공기) 도입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FAA의 드론 운용 규정은 항공기에 준하는 복잡한 규제가 아니라 자동차 운전ㆍ등록을 방불케 하는 완화된 내용이라 ‘드론 전성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그간 전장의 신무기로 대테러전의 주역이었던 드론이 민간의 하늘에서도 신성장 동력으로 급속히 떠오를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드론의 대중화 시대를 예고하는 미국 항공 정책의 획기적 이정표”라고 보도했다.



FAA는 드론 가이드라인으로 과속 금지, 과적 금지, 저고도 운용, 조종자 필기시험 등을 정했다. 안전을 위해 상업용 드론의 최고 속도는 시속 100마일(161㎞) 미만으로 제한하고, 무게도 최대 55파운드(25㎏) 이내로 한정했다. 드론이 날아다니는 하늘의 ‘차선’도 높은 고도로 운항하는 항공기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고도 500피트(152.4m) 이하로 규정했다. 드론 조종 면허증은 17세 이상으로 사실상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얻을 수 있고, 이후 200달러(약 22만원)를 내고 드론을 등록하면 운용이 가능하다. 면허증은 2년 마다 시험을 치르고 갱신한다. 이는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을 치른 뒤 자동차를 등록하는 것처럼 드론 면허ㆍ운용을 대폭 간소화한 것이다. 단 지상의 자동차와는 달리 FAA는 조종자가 드론을 눈에 보이는 거리 내에서만 조종하고, 공항 5마일(8㎞) 이내에선 드론 날리기를 불허했다.



업계는 크게 반기고 있다. 국제무인기협회는 “드론 활용의 훌륭한 첫 단계”로 환영 성명을 냈다. FAA의 가이드라인은 실제 적용되려면 공청회 등 수년이 더 필요하다. 그럼에도 드론 산업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경작지 모니터링 등의 농업 분야, 건축물ㆍ도로ㆍ공사 등의 항공 촬영, 교량ㆍ송전탑ㆍ송유관 원격 점검, 고층 빌딩 외부 관리 등 사람이나 항공기가 필요했던 작업들이 드론의 진출 분야다. WSJ은 “CNN이 FAA와 협약을 맺고 드론을 취재에 활용하는 테스트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전해 ‘드론 저널리즘’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FAA는 “상업용 드론 규정이 실제 적용되면 3년내 7000여개 업체가 뛰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백악관은 이날 드론의 활용 분야로 해안 경비, 수색, 응급 구조 등을 예시해 경찰ㆍ소방당국 등 정부 부처에서도 드론 확산을 예고했다.



그러나 아마존과 구글이 추진했던 ‘드론 택배’는 현재 규정으론 실현될 수 없게 됐다. 드론 기술이 발달돼 가이드라인이 개정돼야 가능하다. ‘가시 거리 이내 조종’ 조항을 지키려면 단거리 운항만 가능해 드론 택배는 수익성이 떨어진다.



상업용 드론이 차량처럼 허용되면서 난폭 조종과 사생활 보호라는 난제도 예고되고 있다. FAA는 드론 규정에 자동차 운전과 유사한 난폭ㆍ부주의 조종 금지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하늘에는 교통 경찰이 없어 현실적으로 단속이 불가능하다. 워싱턴포스트는 “대부분의 드론은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소형인데다 ‘난폭 드론’을 추적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 FAA도 단속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론을 통한 불법 촬영과 같은 사생활 침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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