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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북미 첫주 개봉 기록…아바타 넘어

중앙일보 2015.02.16 14:06
‘그레이의 50가지그림자’ 주연배우 제이미 도넌. [사진 중앙포토]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 이하 그레이)가 개봉 주말 북미에서만 약 907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전 세계에서 거둔 수익은 2억4870만 달러에 이른다. 그레이는 노골적인 성 묘사로 ‘엄마들의 포르노’로 불리는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영화는 밸런타인데이를 낀 주말 북미 3646개 극장에서 개봉해 이 같은 수익을 거둬들였다. R등급(국내의 ‘18세 이상’과 비슷) 영화로는 가장 많은 개봉관을 확보했다. 이미 제작비 4000만 달러를 회수하고도 남는 성적이다. NYT에 따르면 관객의 68%가 여성이며, 나머지 32%의 남성 관객은 아내나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극장을 찾은 이들로 분석된다.



흥행 성적에 걸맞게 그레이는 개봉 전부터 논란을 불러 왔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학적인 성행위가 여성 폭력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 보이콧 운동이 일기도 했다. ‘포르노문화는그만(Stop Porn Culture)’ 등의 여성 단체를 비롯해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인 미국가족협회(AFA) 등의 가족 단체 등이 상영 금지 운동을 주도했다. AFA의 팀 와일드먼 회장은 “매우 불건전한 영화”라며 “영화를 개봉하지 말도록 영화관 체인점주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거세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케냐 등에서는 상영이 금지됐다.



그러나 보이콧 운동이 무색하게 영화는 대성공을 거뒀다. 오히려 이 영화로 섹스용품 업계가 들썩일 정도다. NYT에 따르면 대형 쇼핑몰 타킷은 채찍ㆍ수갑ㆍ족쇄ㆍ가면 등을 한 자리에 모은 기획코너를 매장 내 선보였다가 가족 쇼핑객들의 항의를 받았다. 아예 제작사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기획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어린이들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캐럭터 기획상품은 흔하지만 성인 영화 관객들만을 겨냥한 상품이 출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영화 산업 자체의 역사도 흔들고 있다. 1980년대 비디오 시장으로 밀려났던 70년대의 에로틱 영화가 극장으로 회귀할 태세다. 70년대 ‘엠마누엘’이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등을 끝으로 본격 에로틱 영화는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가족주의를 표방하는 멀티스크린이 보편화하면서 가족 관객과는 어울리지 않는 에로틱 영화가 설 자리가 없었다. 영화 프로듀서인 마이클 드 루카는 “섹슈얼한 주제에 사람들이 관심없다는 주장을 전혀 믿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더 이상 얌전한 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로리다의 한 영화관은 그레이 개봉에 맞춰 란제리를 입은 여성들이 폴 댄스를 추는 상영 기념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영화는 TV 프로듀서 출신의 영국 작가 E L 제임스의 3부 연작 소설로, 아나스타샤 스틸이란 평범한 여대생이 매력적인 부호 크리스천 그레이를 만나 관능과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는 내용이다. 특히 B(Bondage, 결박)ㆍD(Discipline, 체벌)ㆍSM(Sado-masochism, 사도마조히즘)으로 불리는 노골적 성애 장면 묘사로 화제가 됐다. 소설은 지난해 말까지 1억 권 넘게 팔렸다. 국내에서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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