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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총리 낙마 땐 총선 두고보자"… 고민하는 야당

중앙일보 2015.02.16 00:55 종합 3면 지면보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김 대표는 방명록에 “지역주의와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지셨던 서민 대통령께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썼다. [김해=송봉근 기자(사진 왼쪽)],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문 대표는 이곳에서 “9명의 실종자를 가족에게 돌려주기 위해 세월호는 반드시 인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도=뉴시스(사진 오른쪽)]


충청 민심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의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긴급원내대책회의와 심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16일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입장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 지역구에서 활동하고 올라온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모은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결론이다. 들끓고 있는 충청 민심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대목이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대전과 충남 일부 지역엔 “충청 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 보자”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충청 후보 나오는데 … 속상했지유
호남 분이 계속 이렇게 하잖아유"
강희철 향우회장 청문회 발언 후
대전·충청 찬성 33% → 65% 뛰어
야당 의원들 협박 전화·문자 받아



 새정치연합 충청 의원들은 이런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충남 천안을이 지역구인 박완주(초선) 의원은 15~16일 지역구 경로당 30여 곳을 다녔다. 박 의원은 “어르신들 중엔 ‘박 의원이 너무 나서서 반대하다 역풍 맞지 말라’거나 ‘차라리 반대하지 말고 표결에 들어가지도 말라’는 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같은 당 이상민(3선·대전 유성) 의원도 “최근 3일 새 10통 가까이 정체불명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았는데, 문자메시지엔 대전 곳곳에 걸린 현수막이 첨부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충청권 현지 분위기를 드러낸 게 지난 11일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강희철(67) 충청향우회 명예회장과 야당 의원 간의 문답이었다.



 이 후보자 장인과 함께 분당 땅을 샀던 강 명예회장은 다시 이 후보 측에 땅을 되팔았다. 그게 투기냐 아니냐를 두고 야당 의원들과 줄다리기가 벌어지자 그는 “뭔 얘기 하는거유 참 나” “투기하고 좋을 거 같으믄 제가 안 팔았지유” “그걸 일일이 다 기억해야 되유? 의원님은 나이가 젊으시니까 15년 전 것 잘 기억하시는디, 살다보믄 15년 전 그런 거까지 기억 안 납니다”는 식으로 의혹을 부인했다. 공방 도중 그는 “민주당도 원망스럽고…”라는 말을 꺼냈다.



 ▶유성엽(새정치련) 의원="많은 국민이 보고 있는데 민주당이 원망스럽다고 하시면….”



 ▶강 명예회장=“글쎄유 뭐, 향우회장으루 공정하게 했는데, 이번 일로 인제 좀 속상했지유. 충청도에서 후보가 나오는데 호남 분이 계속 이렇게 하잖아유.”



 ▶유 의원=“여보세요.”



 ▶강 명예회장=“(얼른 말을 받아) 속상하니까 그런 겁니다. 죄송합니다.”



 ▶유 의원=“호남 분이 누가 그랬어요.”



 ▶강 명예회장=“아까 보니까 다 호남 분 같던데유?”



 청문회 이후의 충청 민심은 여론조사 수치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11일 총리 임명에 대한 찬반 조사에선 대전·충청 민심도 찬성 33.2%와 반대 57.4%로 전국 여론(찬성 34.2%, 반대 55.8%)과 비슷하게 인준반대가 우세했다. 하지만 청문회가 끝난 12~13일부터 기류가 달라졌다.



 12일 조사에서 대전·충청 여론은 인준 찬성 66.1%, 반대 31.2%였다. 전날보다 찬성은 32.9%포인트 높아지고, 반대는 26.2%포인트 떨어졌다. 이런 추세가 13일에도 이어져 대전·충청에선 찬성(65.2%)이 반대(29.2%)를 압도했다. 전국적으론 반대(50.5%)가 찬성(41.7%)보다 다소 높았지만 충청권 영향을 받아 격차는 좁혀졌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이 지역감정을 촉발할 수 있는 발언을 한 데다,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야당이 충청 총리를 반대한다’는 논리를 펼치면서 충청권에서 위기감이 고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종문·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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