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토종 자라 + 바다 거북의 협력 … 샤오미가 대표적 성공 사례

중앙일보 2015.02.16 00:49 종합 4면 지면보기
샤오미 공동 창업자인 레이쥔(왼쪽)과 린빈. 레이쥔은 국내파, 린빈은 유학파다.
최근 중국에서는 ‘바다거북’과 ‘토종 자라’의 이중주가 한창이다. 바다거북(海龜·하이구이)은 중국어 발음이 같은 유학생 창업자(海歸), 토종 자라(本土老鱉)는 ‘투볘(土鱉)’로 불리는 국내파 창업자를 말한다. 이중주는 유학파와 국내파 사이의 협조와 경쟁을 뜻한다. ‘토종 자라’ 레이쥔(雷軍·46)이 ‘바다거북’인 미국 드렉셀대 출신의 린빈(林斌·47)과 조지아공대 출신의 저우광핑(周光平) 등 7명과 공동으로 샤오미(小米)를 창업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이 대표적 성공 사례다.


유학생 “창업은 새 시대 생활 방식”
중국 사회에 기업가 정신 전파 앞장
정부는 귀국 학생 돕는 협회 만들어

 중국 1위 택시 앱 디디다처(滴滴打車)도 마찬가지다. 국내파 창업자 청웨이(程維·32)는 지난해 7월 하버드대 석사 출신 류칭(柳靑·37)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류는 지난 4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디디다처는 14일 업계 2위 콰이디다처(快的打車)와 합병해 시가총액 60억 달러(약 6조6000억원) 규모의 업체가 됐다.



 ‘토종 자라’의 최신 유망주는 광저우(廣州) 나인 테일스 인포테크 창업자 왕루이쉬(王銳旭·25)다. 그는 지난달 27일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열린 좌담회에서 벤처기업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1990년 광저우 산터우(汕頭)에서 태어난 왕은 중학생 시절 노동절(5월 1일) 연휴 7일 내내 동생과 PC방에서 끼니를 거르며 게임에 몰두했을 정도로 인터넷 중독이 심했다. 고교 입시 직전 부모의 사업이 파산해 빚더미에 앉은 게 전화위복이 됐다. 왕은 열심히 공부해 2010년 광저우중의약대에 합격한 뒤 광둥 상인의 DNA를 살려 학업과 생업을 병행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경비원·노점상·모델에이전시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왕은 2013년 8월 창업한 뒤 구직 당시의 경험을 살려 ‘젠즈마오(兼職猫)’라는 아르바이트 중개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현재 젠즈마오 이용자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두 차례 에인절 투자를 받았고, 1000만 위안(약 17억6000만원) 규모의 융자도 유치했다. 현재 회사 가치는 1억 위안(약 186억원)이 넘는다. 왕은 젠즈마오를 대학생 구직 중개 플랫폼 1위 업체로 키워 주식시장에 상장할 포부를 갖고 있다.



 ‘거북’과 ‘자라’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업의 성공을 좇는 차세대 젊은이의 열기도 뜨겁다. 지난 1일 베이징 당다이(當代) 모마 (MOMA) 호텔에서 ‘제1회 중국 유학생 창업 투자 포럼’이 열렸다. 관솨이(關帥·28) 중국 유학생협회장은 “우리에게 창업과 혁신은 새로운 문명시대의 생활방식”이라고 외쳤다. 중국 사회에 기업가 정신을 전파하겠다는 대외 선언이다. 2013년 만들어진 이 협회는 귀국 유학생들의 창업과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회원은 1만여 명에 달한다.



특별취재팀 베이징=최형규·예영준 특파원, 서울=신경진·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