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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촹커는 마르지 않는 금광" … 7조원 화끈한 지원

중앙일보 2015.02.16 00:46 종합 5면 지면보기
지난달 4일 중국 1호 민영은행 위뱅크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 리커창 총리(오른쪽). 텐센트 등이 출자한 위뱅크는 촹커에게 담보를 요구하지 않고 자금을 빌려줄 예정이다. [선전 신화=뉴시스]


중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촹커 열기 뒤에는 ‘촹커 전도사’를 자처하는 관(官)이 있다. 특히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핵심 인물이다. 리 총리는 지난해부터 공개석상마다 “대중창업·만민혁신”을 외치며 촹커문화 보급과 풀뿌리 창업이 중국 경제의 새로운 엔진이자 마르지 않는 ‘금광’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는 밀어주고
"대중창업은 대중 복지에도 도움"
벤처 돕기 위해 민영은행 설립
"촹커, 곧 PC방처럼 보편화 될 것"



 지난달 21일 오후 5시45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5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다보스포럼) 개막식장. 세계 각국에서 모인 2500여 명의 VIP 앞에서 중국 총리로는 6년 만에 참석한 리커창 총리가 특별 연설을 펼쳤다.



 그는 “변혁의 바람이 불어오면 어떤 이는 담을 쌓고 어떤 이는 풍차를 돌린다”는 유럽의 격언을 인용하며 “대중창업·만민혁신은 내수 확대, 사회적 부의 증대, 대중 복지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창업 정책을 경제 영역에 머물지 않고 사회안정과 국민행복 차원에서 펼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리 총리의 의지는 말잔치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12일 열린 당 중앙정치국회의는 오는 3월 양회(兩會)에 제출될 올해 ‘정부업무보고’를 검토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3일 “대중창업·만민혁신을 복돋워 경제발전 속도가 늦춰지지 않고 경제의 양질이 개선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회의 결정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해 정부업무보고가 창업을 위한 환경 개선을 지적하는 데 그쳤다면, 올해에는 풀뿌리 창업을 복돋우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의 촹커 지원은 체계적이다. 리 총리는 지난달 4일 오후 선전(深?)의 차이훠촹커쿵젠(柴火創客空間)을 찾기 전에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최대 지분을 출자한 웨이중(微衆·위뱅크) 은행을 찾았다. 2013년 국무원이 허가한 5개의 민영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설립된 은행이다.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중소·벤처기업 대출을 꺼리는 기존 금융기구를 대신해 창업자와 중소기업에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금융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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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끈한 투자도 약속했다. 지난달 14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400억 위안(약 6조9800억원) 규모의 ‘신흥산업 창업투자 인도기금’ 조성안 마련을 결정했다. 중앙재정 가운데 전략성 신흥산업발전전용자금과 중앙인프라투자자금을 합병하고 기업과 금융사 등의 사회 민간자본도 함께 참여한다.



 지난달 28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촹커 육성을 위한 네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창업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창업을 돕기 위해 제도를 간소화하고 ▶창업 투자·융자 시스템을 지원하며 ▶창업과 혁신 문화를 보급시킨다는 내용이다. 촹커 육성 방안이 정책 패키지로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호응도 뜨겁다. 선전 차이훠촹커쿵젠의 판하오(潘昊) 대표는 “차이훠(柴火·땔감)가 곧 핵연료가 될 것”이라며 “대중은 아직 촹커의 가능성을 깨닫지 못했지만 정부가 나선다면 곧 ‘PC방’과 같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차이훠촹커쿵젠은 리 총리가 다녀간 뒤로 방문객이 부쩍 늘어 선전시 필수 방문코스가 됐다고 전했다.



촹커를 위한 국제 파트너십도 마련됐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독일과 ‘제3차 중·독 대화’를 열고 110개 조의 협력 행동강령을 체결했다. 여기서 스마트 제조업을 의미하는 ‘인더스트리 3.0’ 분야에서의 협력을 약속했다.



특별취재팀 베이징=최형규·예영준 특파원, 서울=신경진·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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