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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앞으로 10년 북 미사일 요격체계 없어, 사드가 효율적"

중앙일보 2015.02.16 00:43 종합 6면 지면보기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1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한국과 아무런 공식 협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한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한 지 사흘 만에 발언을 뒤집었다.


한·미·중 사드 삼국지
미 "한국과 배치 협의" → "안 해"
엇갈린 목소리 내며 군불 때기
중국 국방장관 "사드 배치 우려"
북한 아닌 ‘중·러’ 견제용 의심

  커비 대변인의 발언 소동에서 보듯 사드를 둘러싼 한국·미국·중국 3국 간 신경전은 치열하다.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지난 4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사드의 한국 배치를 우려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북한 방어를 위해, 장기적으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고 싶은 미국, 반면 코앞에서 미국의 레이더망이 자신을 겨냥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는 중국, 그리고 그 사이에서 미국도 중국도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한국이 벌이는 사드의 정치외교학은 21세기 동북아 정세를 가늠하는 잣대 중 하나다. 커비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선 미국이 ‘군불 때기용 치고 빠지기’를 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다른 목소리를 내 공론화의 기회를 엿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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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보면 사드는 고도 150㎞ 이상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다. 공격용이 아니라 상대방이 공격해 오는 ‘미사일을 막는 시스템’이다. 음속(초속 333m)의 10배 이상 속도(초속 4~6㎞)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선 첨단 시스템이 필요하다. 보다 빨리 관측(레이더·위성·조기경보기)하고 순식간에 탄도를 분석(작전통제소)해 요격(미사일)할 수 있는 종합체계다. 한마디로 눈과 뇌, 주먹이 세트를 이루는 방식이다.



  사드 논란은 지난해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한 뒤 시작됐다. 북한이 핵을 소형화할 수 있는 능력과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대포동 2호, 사거리 1만㎞ 이상)을 보유한 이상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능력을 고려했을 때 미사일이 우리 땅에 떨어지면 피해가 엄청나다”며 “공중에서 요격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2020년대 중반이나 가야 한다”며 “현재로선 사드가 가장 효율적인 방어무기”라고 말했다. 한국 군이 자체적으로 LSAM과 MSAM을 보유하게 되는 2020년대 중반까진 사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주변국들의 시선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를 북한용이 아니라 자신들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여긴다. 사드 체계를 구성하는 X밴드 레이더는 4000㎞를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 취임하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내정자가 미사일방어(MD) 필요성을 강조해온 강경파란 점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X밴드 레이더 대신 사거리가 1000㎞인 지상배치레이더(GBR)를 운용할 수도 있다”며 “고고도 미사일을 우리가 개발할 때까지 차선책으로 배치하는 것이라는 분명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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