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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뒤 외도 경험 있다" 남성 37%, 여성 6%

중앙일보 2015.02.16 00:36 종합 10면 지면보기
지난해 2월 대기업 인턴으로 입사한 A씨(26·여)는 입사 직후부터 유부남인 대리 B씨(34)와 야근을 자주 했다. 회사에서 멘토로 정해준 B씨와 오후 9시쯤까지 일한 뒤 소주 한잔 하고 퇴근하는 날이 잦았다. 일이 없는 주말에 인천 송도로 데이트를 다녀온 적도 있다. 그러다 B씨와 성관계를 갖게 됐다. 이를 알게 된 B씨의 아내는 A씨에게 “당장 회사를 그만두지 않으면 간통죄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A씨는 한 달 뒤 회사를 그만뒀다. 하지만 B씨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회사를 다니고 있다.


여성정책연구원 성인 2000명 조사
미혼여성 중 11%가 유부남과 관계
남성 68% "간통죄 징역형 부적절"
형사처벌 대신 금전적 징벌 선호

 기혼자가 배우자 이외의 이성과 성관계를 맺는 간통은 한국 남성 100명 중 37명이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혼 여성은 100명 중 6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6월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연구원은 간통에 대한 허용 여부와 간통죄 처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최근 간통죄에 대한 심층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유부남의 경우 성매매 경험까지 포함돼 있다. 건설업체 부장 C씨(48)는 프로젝트를 마칠 때마다 마음 맞는 후배들과 룸살롱을 간 뒤 성매매를 한다. 그와 함께 못 이기는 척 따라가는 직원들도 유부남이다.



 현행법은 배우자 있는 사람이 배우자 이외의 사람과 성관계를 갖거나,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성관계를 가질 경우 간통죄로 처벌한다. 이런 기준에서 현행법상 간통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 남성은 32.3%, 여성은 14.4%로 나타났다. 이는 응답자가 미혼인 상태에서 배우자 있는 이성과 성관계를 한 경험이 더해진 것이다.



미혼인 상태에서 배우자 있는 이성과 성관계한 경험이 있는 남성은 20%, 여성은 11.4%로 나타났다.



설문을 분석한 김정혜 여성정책연구원 객원연구원은 “여성의 간통 경험은 본인이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기혼 남성과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은 반면 남성은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간통에 대한 태도도 전반적으로 너그러워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1991년에 조사한 결과와 이번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기혼 남성이나 여성 모두 간통에 대해 용납할 수 있다는 응답 비율이 높아졌다. 남성의 간통을 경우에 따라서는 용납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991년 12.3%에서 지난해 16.2%로 늘었다. 여성의 간통을 경우에 따라선 용납할 수 있다는 응답은 4.8%에서 9.2%로 증가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0.4%는 간통죄가 있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처벌 방법에 대해선 현재의 징역형은 적절치 않다는 응답이 63.4%로 우세했다. 남성의 68.8%는 징역형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었고,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13.5%였다. 이에 비해 여성은 징역형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은 57.7%였다.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4.1%에 그쳤다.



 징역형 외의 규제로는 이혼 시 위자료·양육권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법(27%), 손해배상(22.5%), 벌금형(5.1%) 순이었다. 간통죄로 징역형 등 실형을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문 데다 간통죄 처벌 조항(형법 241조)에 대한 위헌 논란이 이어진 것도 설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구책임자인 박선영 선임연구위원은 “현행법상으로도 활용 가능한 민사적 방법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형사처벌에 대한 요구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영·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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