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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보고 7조5000억 통큰 베팅 … 신동빈 ‘공격 경영 DNA’

중앙일보 2015.02.16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롯데그룹이 올해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투자액(5조7000억원)보다 30%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다. 채용도 지난해 1만5650명에서 1만5800명으로 늘린다. 롯데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해 15일 발표했다.


유통 3조4000억, 중화학 1조5000억
미래성장 사업 기반 확대에 초점
“제2롯데월드 의식한 것” 관측도

 롯데가 보인 최근 행보는 ‘공격 경영’이라 불러도 될 정도다. 롯데는 지난 11일 인천공항면세점 새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2조5000억원 정도 많은 6조4200억원(5년간)을 써냈다. 그리고 1주일도 안돼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 및 고용 계획까지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송파의 제2롯데월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롯데그룹이 민심 달래기용으로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는 해석도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안정보다는 성장을 추구하는 신동빈(60)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 DNA’로 표현되는 신 회장의 경영철학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내면서 구체화됐다. 이후 이는 롯데 구성원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의사결정을 돕는 ‘암묵지(暗默知)’ 역할을 했다.



 신 회장은 최근 정책본부 주요 임원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며 “트렌드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조에 따라 롯데는 올해 미래성장 사업 기반 확대에 투자를 집중한다. 유통부문에 투자액의 절반가량인 3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중화학·건설부문 1조5000억원 ▶식품부문 1조원 ▶관광·서비스 부문 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유통에선 특히 아웃렛 투자를 확대한다. 전국에 14개 아웃렛을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은 올해 경기 광교신도시, 경남 진주, 인천 항동 3곳에 아웃렛을 오픈한다. 아웃렛 하나를 열 경우 일단 부지매입을 포함해 평균 1000억∼1500억원의 투자금이 들어가고, 직·간접 고용인원이 10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전체 고용인원 가운데 약 70~80%를 현지인력으로 채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게 사실이다. 실제 올해 직접 고용하는 인력은 1만5800명이지만, 간접고용 인력까지 합하게 되면 35만 명에 달한다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중화학·건설 부문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에탄크래커(에틸렌 제조 원료) 플랜트 건설을 시작한다. 미국 석유화학 기업인 엑시올과 합작으로 추진 중인 이번 프로젝트는 2018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총 투자비 3조7000억원이 들어가는 롯데월드타워·몰 건설 사업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롯데가 사상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신 회장의 긍정적인 경기전망도 한몫했다. 신 회장은 지난 9일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불시에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해는 소비가 좋지 않아 그룹 매출이 떨어졌지만 올해는 유가 영향 등으로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4%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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