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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막말 댓글 판사’ 징계 없이 사표 수리

중앙선데이 2015.02.14 23:47 414호 2면 지면보기
대법원은 14일 정치적으로 편향됐거나 비윤리적인 인터넷 댓글을 상습적으로 달아 온 수원지법 이모(45)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했다. 하지만 사법부의 신뢰에 손상을 준 행위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지 않고 사표를 수리한 것을 두고 ‘제 식구 감싸기’란 지적이 나온다.

“직무상 위법 아니다” 해명 … 제 식구 감싸기 논란

 대법원은 이날 “이번 사건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했고 댓글을 올릴 당시 법관 신분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사표 수리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 예규는 ‘직무에 관한 위법행위’로 징계처분 대상이 된 법관은 의원면직을 제한하도록 했다. 이 부장판사의 행동은 ‘직무상 위법행위’가 아니어서 사표를 수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2일 이 부장판사의 소속 법원장인 성낙송 수원지방법원장은 “판사로서 이런 댓글을 작성한 행동이 문제가 된다는 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징계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복을 벗게 된 이 부장판사는 앞으로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다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만큼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등록을 받아줄지는 미지수다.

 대법원이 진상조사나 징계 절차 없이 사표를 수리한 데 대해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에 대해 비판을 받을 땐 ‘법관 개개인은 독립된 사법부’라며 법관을 옹호하던 대법원이 정작 법관이 부적절한 행동을 할 땐 ‘직무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꼬리자르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2012년에도 법원 여직원을 성추행한 부장판사를 징계 없이 의원면직 처리했다. 지난해에는 술값 시비로 종업원과 경찰관을 폭행한 부장판사의 사표도 받아줬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종전에 맡았던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에서 계속 법관직을 유지하게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징계를 하더라도 사표를 철회하면 퇴직시킬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만 파면할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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