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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막말 댓글 판사’ 징계 없이 사표 수리

중앙일보 2015.02.14 21:38



“직무상 위법 아니다” 해명 … 제 식구 감싸기 논란

대법원은 14일 정치적으로 편향됐거나 비윤리적인 인터넷 댓글을 상습적으로 달아 온 수원지법 이모(45)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했다. 하지만 사법부의 신뢰에 손상을 준 행위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지 않고 사표를 수리한 것을 두고 ‘제 식구 감싸기’란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은 이날 “이번 사건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했고 댓글을 올릴 당시 법관 신분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사표 수리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 예규는 ‘직무에 관한 위법행위’로 징계처분 대상이 된 법관은 의원면직을 제한하도록 했다. 이 부장판사의 행동은 ‘직무상 위법행위’가 아니어서 사표를 수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2일 이 부장판사의 소속 법원장인 성낙송 수원지방법원장은 “판사로서 이런 댓글을 작성한 행동이 문제가 된다는 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징계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복을 벗게 된 이 부장판사는 앞으로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다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만큼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등록을 받아줄지는 미지수다.



 대법원이 진상조사나 징계 절차 없이 사표를 수리한 데 대해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에 대해 비판을 받을 땐 ‘법관 개개인은 독립된 사법부’라며 법관을 옹호하던 대법원이 정작 법관이 부적절한 행동을 할 땐 ‘직무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꼬리자르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2012년에도 법원 여직원을 성추행한 부장판사를 징계 없이 의원면직 처리했다. 지난해에는 술값 시비로 종업원과 경찰관을 폭행한 부장판사의 사표도 받아줬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종전에 맡았던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에서 계속 법관직을 유지하게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징계를 하더라도 사표를 철회하면 퇴직시킬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만 파면할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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