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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교육 전파하는 노진덕 미래로에듀 원장] "공부의 빈부격차를 해소하려면 인터넷 강의에 주목해야"

중앙일보 2015.02.14 15:44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미래로에듀 본사에서 노진덕 원장이 원격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교육행정공무원으로 30여년 근무
방통대에서 원격교육 중요성 느껴
노량진 떠도는 '공시족' 마음 아파
원격교육이 해법 될 것이라 기대

아직 해가 채 뜨지 않은 오전 6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는 겨울 점퍼에 후줄근한 트레이닝바지를 입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해 지원자 45만 명 중 43만 명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지만 대부분의 수험생은 '1년만 더'를 외치며 노량진을 떠나지 못한다. 이른바 '공시족'으로 불리는 공무원시험 수험생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다.



1980년부터 30여년간 교육행정공무원을 지낸 노진덕(61) 미래로에듀 원장은 "노량진을 떠도는 '공시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어렵게 취업을 준비했던 본인에게 공무원이란 천직과도 같지만, 수많은 '공시족'이 노량진에서 청춘을 보내는 것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노 원장이 공무원시험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는 "공공성과 접근성, 비용 절감의 측면을 모두 고려할 때 원격교육이 이런 현상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수급자 위해 온라인 강의 무료 개방



-공무원시험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두 자녀를 둔 입장에서 노량진, 신림동 등 '고시촌'으로 몰리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물론 본인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그곳이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이 섰다면 상관없지만, 다들 가기 때문에 나도 가야한다는 결론은 잘못된 것 같다. 198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원격교육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공무원시험 역시 원격교육을 통해 준비한다면 여러 측면에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실 온라인 강의는 현장 강의에 비해 수험생의 선호도가 낮다.

"물론 한계가 지적되기도 한다. 교육학자 에드가 데일이 1969년 제시한 '경험의 원추 모형'을 봐도 시청각 자료를 통한 원격 교육이 직접 경험을 제공하는 현장 강의와 비교해 효과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 역시 강사와 학생 간의 소통을 강화한다면 단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우리 사이트의 경우 현장 강의를 제공하는 일반 학원과 연계해 그 점을 보완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던 학생이 사이트에 질문을 올리면 해당 과목을 가르치는 강사들이 실시간으로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원격교육의 장점을 꼽는다면.

"낮은 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성에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장교육이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직접 강의를 해야하는 노동집약적 방식이라면, 원격교육은 일단 콘텐트를 제작하고 나면 언제, 어디서든 다수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자본집약적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래로에듀가 제작한 공무원시험 강의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추천한 기초생활수급자나 보훈대상자들에게 무료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만 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가."





방통대 근무하며 학위도 받아



-원격교육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

"23년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교육행정공무원으로 근무했지만, 나 역시 방송통신대의 학생이기도 했다. 1980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방통대 행정학과에 입학했고 6년 만에 대학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연세대와 광운대에서 석사·박사학위도 받게 됐다. 원격교육이 일을 하면서도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갖고 집중할 수 있었다. 원격교육은 복지 측면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복지 측면에서 원격교육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는.

"대입 수험생에게 EBS가 사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도구가 되듯이 취업 준비생에게도 원격교육이 빈부 차이로 인한 스펙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노량진 고시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학원 수강료에 교재비까지 들인다면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원격교육을 이용한다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관련 시험을 준비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또 원격교육은 장애인 학생들이 사회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도 될 수 있다. 한국복지대학교에서 근무하던 시절, 전체 학생의 절반 정도 되는 장애인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교육을 받으며 취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곳의 장애인 학생들은 같이 공부하는 일반인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덕분에 함께 공부하고 어울리며 사회에 진출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바깥 활동에 제약이 있는 장애인들은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필요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더 많은 지자체와 연계해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기가 힘든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현재 경기도 광명시, 서울 도봉구와 협약을 맺고 무료로 수업을 받을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사이트에서 공무원시험 강의뿐 아니라 민간자격증 취득을 위한 강의도 제공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취업대란에 개인별 역량에 맞는 온라인 교육을 잘 선택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뜻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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