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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 요우커 유혹하라 … 중국 TV 등장한‘오빠’

중앙일보 2015.02.14 00:59 종합 1면 지면보기
지난 1일부터 중국판 트위터·카카오톡인 웨이보와 웨이신은 한류 스타 김수현의 중국 TV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 출연설로 술렁였다. 중국 시청률 1위인 남녀 커플 맺기 프로그램 ‘페이청우라오(非城无?)’에 ‘롯데 오빠(樂天偶?)’가 출연한다고 롯데백화점이 자사 광고 모델인 김수현의 실루엣 사진과 함께 공지했기 때문이다.


요우커 3.0시대 마케팅
롯데직원, 1위 예능 프로 출연
"한국 가고 싶다" 댓글 줄이어
설 연휴 13만 명 몰려오는데
저가·한류 넘는 새 매력 필요

 그런데 7일 오후 9시 토요일 황금 시간대에 방영된 페이청우라오에 나온 ‘롯데 오빠’는 김수현이 아니라 롯데백화점 본사 글로벌마케팅팀의 정열(30) 사원이었다. 정씨는 유창한 중국어로 “혜택을 많이 드릴 테니 한국에 오면 꼭 우리 백화점을 찾아 달라”며 홍보용 텀블러와 명함을 24명의 여성 후보 모두에게 돌렸다. 랩과 댄스를 선보이며 K팝도 열창했다. 정씨는 1단계에서 24명 전원에게 선택을 받고 커플 되기에 성공했다. “한국 가면 정열씨 사진을 찍어 와야겠다” “롯데백화점 괜찮은 것 같다”는 댓글이 줄을 이으며 백화점 행사 응모율은 80%나 올랐다.



 정씨의 출연은 12만6000명의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온다는 이번 춘절 특수를 앞두고 ‘요우커 3.0 마케팅’을 위해 치밀하게 기획한 것이다. 싸고 가까우니까 한국을 찾던 요우커 1.0 세대에서 한류 드라마·음악에 끌려 오는 요우커 2.0 세대를 지나 한국이 식상할 만큼 익숙해져서 특화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요우커 3.0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구동욱 롯데백화점 글로벌마케팅팀장은 “우리말 발음 그대로 한자로 쓴 ‘오빠(偶?)’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니 한국에 대한 신비감도 이전보다는 못한 게 사실”이라며 “요우커가 새로운 느낌으로 몇 번이고 재방문하게 하려면 지금까지처럼 오는 손님만 상대하는 마케팅만 해서는 안 되고 중국 고객의 취향과 마음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요우커의 한국 여행 만족도는 낮다. 한국관광문화연구원에 따르면 조사 대상 16개 지역 관광객 중 요우커의 만족도는 14위였다. 재방문 의사 역시 14위다. 여행 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아지지 않았고(16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13위). 한국관광문화연구소 최경은 중국관광연구위원은 “중국과 문화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 관광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며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요우커가 가장 많이 찾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요우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5.1%에서 지난해 17.2%로 급증했다. 하지만 매출 성장세 자체는 152%에서 70%로 확 줄었다. 국내 소비 침체로 인해 요우커의 중요성은 더 커졌는데 앞으로 성장 여부가 불안해진 것이다. 롯데가 지난해 10월 글로벌마케팅팀을 신설한 직후부터 정씨의 TV 출연을 추진한 것도 이런 고민 때문이었다.



 한양대 관광학과 정철 교수는 “요우커에 대한 의존도에 비해 대책이 부족해 재방문율이 낮은 편”이라 고 분석했다. 이병철 경기대 관광이벤트학과 교수는 “요우커 가 재방문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라도 발상을 바꾼 정책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희령·김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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