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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대출 뭘 고를까? - 집값 연 -2~2% 움직이면 수익 공유형 유리

온라인 중앙일보 2015.02.14 00:01
[이코노미스트] 7년 후 금리 오르는 ‘시한부 초저금리’ … 임대로 돌려 수익 낼 수도







직장인 A씨는 올 봄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벌써 골치가 아프다. 최근 시세를 보니 올려줘야 할 전세금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아서다. 여유 자금이 부족해 시세대로 전세금을 올려주려면 대출을 받아야 할 형편이다. 그런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전셋값과 매매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어차피 대출을 받을 거라면 이참에 내 집 마련에 나설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 집을 산다면 어떤 대출을 받을지도 고민이다. 대출 상품이 예전만큼 단순하지 않아서다. 정부와 은행에서 나온 갖가지 대출상품을 보면 따져봐야 할 게 많아 어떤 게 이득인지 헷갈리기만 한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선택을 방해한다. 지금 주택 대출 상품이 그렇다. 현재 주택담보 대출은 기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지난해 초 여러 종류의 정책 모기지를 일원화한 국민주택기금의 ‘내집마련 디딤돌대출’등이 있다. 여기에 정부는 올해 3월 국토교통부가 만든 ‘수익 공유형 모기지(장기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예고했다. 전세로 몰린 수요를 매매로 돌리겠다는 의도다.



수익 공유형 모기지란?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연 1%대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뒤 집값이 오르면 차익을 은행과 나누는 조건의 대출이다. 내가 사려는 집에 은행이 투자해 집을 되팔 때까지 지분을 나눠 갖는다고 보면 된다. 싼 이자를 주는 대신 나중에 오른 집값의 일부를 가져가는 구조다. 단, 집값이 하락할 경우 발생하는 손해는 구입자가 떠안아야 한다. 물론 소유권자는 주택 구입자가 되지만, 금융회사가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한다. 이는 2013년 말 나온 국민주택기금의 수익형 모기지와 기본적으로는 같은 방식이다. 다만, 주택기금의 공적재원으로 운영하는 수익 공유형 모기지의 경우 서민 지원이 목적이다. 따라서 대출 자격은 까다롭고,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이에 비해 출시 예정인 은행의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대출 자격은 넓은 대신 은행의 수익을 반영한 측면이 있다.”



누가 얼마나 대출받을 수 있나?



“주택기금의 수익 공유형 모기지를 신청하려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여야 하고,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은행의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소득 조건이 없다. 또 주택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1주택자는 현재 보유 중인 주택을 수개월 안에 처분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다주택자를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주택 교체 수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처분 조건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아직 정확한 처분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략 대출 시점으로부터 3개월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받아 사려는 집은 공시가격 기준 9억원, 전용면적 102㎡이하의 아파트여야 한다. 공시가격은 국토교통부가 감정평가사의 평가를 바탕으로 표준주택가격을 산정하면 이 가격을 기준으로 각 시·군·구청에서 주택가격비준표에 따라 매긴 개별주택의 가격이다. 아파트의 실거래가와 다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 가격은 대출 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은행 대출 수익 공유형 모기지의 한도는 해당 주택 공시가격의 70%까지다. 주택기금의 수익 공유형 모기지의 경우 ‘2억원, 부부 합산 연소득의 4.5배, 집값의 70%’ 중 가장 낮은 금액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은행의 수익 공유형 모기지 상품은 ‘집값의 70%’라는 단서만 달려 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대로 추진된다면 최대 6억3000만원(9억원×70%)까지 빌릴 수 있다. 단, 총부채상환비율(DTI)은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서울·수도권의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60%를 넘지 않아야 한다.”



다른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얼마나 낮은가?



“주택기금의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1.5% 고정금리다. 하지만 은행권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1%포인트’의 변동금리다. 1월 기준 코픽스(연 2.1%)를 적용하면 연 1.1%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변동금리기 때문에 코픽스가 상승하면 대출금리가 따라 올라간다. 코픽스는 6개월 또는 1년마다 새로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일반 변동금리가 코픽스에 1~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것이어서 수익 공유형 모기지의 금리는 일반 변동금리보다 약 2~3%포인트 낮게 유지된다. 하지만 이는 시‘ 한부 초저금리’다. 7년이 지나면 일반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따라서 전환되는 순간 금리가 2~3%포인트 뛰어오른다. 예를 들어 20년 만기로 2억원을 1.1% 기준으로 빌렸 다면 7년 동안은 코픽스가 변하지 않을 때 매달 원리금 93만원을 내다가, 7년 이후에는 일반 변동금리(3.8% 가정)에 따라 109만원씩 상환해야 한다.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이라 7년 동안 원금이 조금씩 줄어들긴 하겠지만 갑자기 오른 원리금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7년 이후 상환 여력을 고려해봐야 한다.”







매매차익 중 얼마나 은행에 줘야 하나?



“집값 차익을 정산하는 시점은 크게 세 가지 경우다. 대출 3년이후 집을 팔거나, 7년 안에 중도 일시상환을 하거나, 7년 후 일반 금리로 전환할 때다. 대출 3년 안에 집을 팔았을 때는 매매 차익을 나누지 않는 대신 일반 주택담보대출로 빌렸을 때만큼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낸다. 매매차익 중 은행 몫을 산정하는 방식은 정산 시점에 상관없이 똑같다. 대출 평잔이 원래 주택구입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을 떼간다. 대출 평잔은 대출 실행 순간부터 정산 시점까지 매달의 대출 잔액 평균을 말한다. 대출 잔액은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은행이 가져가는 비중은 작아진다. 예를 들어 B씨가 2억원을 빌려 4억원에 집을 샀다고 가정해보자. 7년 뒤 집값이 1억원 올랐다. 매매차익은 매입했을 때와 정산 시점 한국감정원이 주변시세를 감안해 정한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구한다. 이 때 B씨의 대출 잔액은 약 1억3400만원이고, 대출 평잔은 1억6700만원이다. 1억6700만원은 매입가격인 4억원의 41%다. 따라서 집값 상승분 1억원의 41%인 4100만원을 은행에 주고 나머진 집주인이 갖는다. 은행의 최대 수익률은 연 7%(주택기금 상품은 5%)로 제한된다. 집값이 많이 올랐을 경우 은행이 지나치게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즉, 7년이면 49%, 2억원을 빌렸다면 집값이 5억원이 올랐더라도 최대 9800만원까지만 은행에 주면 된다는 얘기다.”



7년 뒤 꼭 집을 팔아야 하나?



“그럴 필요 없다. 7년이 지나 일반 변동금리로 전환된 이후에도 집을 계속 보유할 수 있다. 정산만 똑같이 해서 은행 귀속분만 주면 된다. 이때 집을 팔지 않아 은행 몫으로 줄 현금이 없다면 남은 대출금에 얹을 수 있다. 만약 B씨가 이 같은 상황이라면 대출 잔액은 1억3400만원에서 1억7500만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대신 그만큼 이자 부담은 커진다.”







조기상환은 가능한가?



“만기 전에 대출금을 한꺼번에 갚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대출금의 일부를 중도 상환하는 것은 안 된다. 단, 매매차익을 나누지 않는 대출 실행 3년 이내에는 원금의 50% 이하로 일부분만 갚을 수 있다.”



수익 공유형으로 산 집을 전세로 돌려도 되나?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 전근 등으로 인한 불가피한 이주가 있을 수 있어서다. 그럼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1%대금리로 2억원을 빌려 4억원짜리 집을 산 뒤 3억원에 전세를 준다. 본인은 1억원짜리 전세에 들어가고 남은 2억원을 3~4% 수익률의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또는 산 집을 월세로 돌릴 수도 있다. 이 경우 얼추 2~3%의 금융 마진이 남는 셈이다. 물론 융자 비중이 크면 시세만큼의 전셋값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고, 금융소득세도 따져봐야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발상이다. 한편, 이 상품으로 집을 산 후 다른 집을 추가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때는 기존 대출을 일시에 조기상환 해야 한다.”



집값이 오를수록 손해라는데?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한다면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다른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수익 공유형은 이자 비용이 적게 든다. 문제는 매매차익 공유 시점에서 은행에 얼만큼을 주느냐다. 이에따라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 가령 C씨는 수익 공유형의 월 원리금 10만원을 내고, D씨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30만원을 낸다고 가정하자. C씨가 연 240만원의 이자 비용을 아끼는 셈이다. 그런데 1년 뒤 둘 다 1000만원의 차익을 내 집을 처분했다. C씨는 이 중 40%를 은행에 주고 600만원을 가졌다. D씨는 차익 1000만원을 고스란히 번다. 주택 매각 시점엔 D씨가 이자비용까지 따지면 160만원 이득을 본 것이다. 그런데 만약 집값이 500만원만 올랐다면? C씨는 매매차익으로 300만원, D씨는 500만원을 얻는다. 이자 비용까지 하면 C가 40만원 이득이다.”



그럼 어떤 대출이 유리한가?



“결국, 수익 공유형과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비교할 때 핵심이 되는 건 집값 상승률이다. 대출 기간과 돈을 얼마나 빌렸느냐에 따라 계산이 크게 달라지지만 대략 집값 상승률 연 2% 정도가 분기점이다. 즉, 집값이 연 2% 이상 오를 것 같다고 생각하면 주택담보대출을, 2% 이하로 오를 것 같다면 수익 공유형이 유리하다. 물론 나중에 오를 집값에 상관없이 지금 당장 나가는 이자가 부담이라면 수익 공유형을 선택하면 된다. ‘내집마련 디딤돌대출’은 이자가 싸니까 더 이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디딤돌대출은 연소득 제한 등 자격요건이 까다롭다. 은행의 수익 공유형보다 유리한 주택기금의 수익 공유형 상품과 대출 자격이 비슷하다. 디딤돌 대출과 주택기금 수익 공유형 모기지의 손익 분기점도 집값 상승률 2%대다. 따라서 주택기금 대출을 받을 자격이 되면 디딤돌 대출과 주택기금의 수익 공유형을, 자격이 안 된다면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은행권 수익 공유형 사이에서 골라야 하는 셈이다. 한편 집값이 떨어지면 수익 공유형이나 일반 대출이나 손해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이때는 이자비용이라도 아낀 수익 공유형이 조금 덜 손해 본다.”



전세대출과 비교하면?



“집값이 떨어지면 전세가 유리하다. 이자 비용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돈을 빌렸다면, 수익 공유형의 싼 이자가 어느 순간까지는 집값 하락분을 감당하면서 전세대출보다 덜 손해를 보기도 한다. 집값 상승 때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한 것처럼 분기점이 생기는 것이다. 이 분기점 역시 -2% 정도다. 즉, 아주 단순하게 대출금액, 기간, 부대 비용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 집값 상승률 -2% 이하는 전세대출이, -2~2%까지는 수익 공유형이, 2% 이상은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유리하다고 보면 된다.”



글=함승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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