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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페이하는 남자는 꼴불견?…SK텔레콤 페이스북 설문 논란

중앙일보 2015.02.02 13:56


SK텔레콤이 데이트 비용을 남녀가 각자 내는 ‘더치 페이(Dutch Pay)’를 요구하는 남자는 꼴불견이라는 취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설문조사를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사자인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까지도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영화 같이 보기 싫은 남자는?’이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했다. 여성 입장에서 함께 영화 관람시 꼴불견인 4가지 유형의 남성의 모습을 제시한 뒤 선택하게 하는 내용의 설문조사다.



문제는 4가지 중 한 유형이다. SK텔레콤은 ‘틈틈이 폰 들여보는 남자’ ‘이러쿵 저러쿵 영화 보는 내내 해설하는 남자’ ‘정말 영화만 보는 남자’와 함께 ‘더치페이 하자는 남자’를 함께 영화 보고 싶지 않은 남자 중 한 유형으로 제시했다. 네티즌들은 ‘더치페이 하자는 남자’를 꼴불견 유형 중 하나로 제시한 SK텔레콤의 이번 설문조사는 남성에게는 차별적, 여성에게는 비하적 내용이어서 문제라고 지적한다.



ID yoo***인 네티즌은 해당 유형에 대해 “우리나라 데이트 문화가 잘못돼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ID cjw**는 “영화 미리 예매해두고 영화가 시작되면 핸드폰 끄고 말없이 영화 보다가 가끔씩 여자 얼굴을 쳐다봐 주길 바라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여성들도 불쾌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해당 유형이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하는 존재로 묘사한다는 것이다. ‘정말 영화만 보는 남자’ 유형도 여성이 남성에게 성적인 무언가를 바라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점에서 여성 비하라는 지적도 있다.



자신을 여성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왜 불필요한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지…”라고 했다. 또 다른 여성 네티즌은 “(SK텔레콤이) 모든 여자들을 남자가 돈내길 바라는 여자로 만들고 있다”며 “(SK텔레콤이) 평소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이는 광고”라고 비판했다.



SK텔레콤 측은 논란이 되자 해당 설문조사를 1시간 만에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재미를 위한 설문조사였을 뿐 남성 차별이나 여성 비하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SK텔레콤 PR실 관계자는 “고객들의 부정적인 댓글을 확인 후 내용을 지웠다”면서도 “(문제 없는 설문조사를) 왜곡된 시각으로 보시는 분들이 있었다”고 논란의 책임을 회사가 아닌 네티즌들에게 돌렸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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