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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구지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배경

중앙일보 2015.02.02 11:40
구지은 부사장


범LG 가문은 아무리 오너가족이라도 여성의 경영참여를 철저하게 배제해왔다. ‘장자 승계원칙’을 고수하는 만큼 보수적인 가풍으로 유명하다. LG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CC에서도 이같은 가풍은 확연히 드러난다. LG가문의 안주인들이 잠시라도 시끄럽게 골프를 즐겼다가는 구씨 어르신들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다.



범LG 가문에도 예외는 있다. 종합요리식품기업인 아워홈의 구지은(48) 부사장이다. 아워홈은 1일 정기인사에서 구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아워홈은 당초 LG트윈타워 직원식당 급식사업을 맡던 LG유통 사업부에서 2000년 계열분리했다.



구매식재사업본부장을 맡고있는 구 부사장은 구자학(85) 회장의 1남3녀 중 막내딸이다. 구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서울대 경영대를 나와 미국 보스턴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구 부사장은 이후 삼성인력개발원과 웟슨 와이어트 코리아 수석컨설턴트를 거쳐 2004년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아워홈에 입사했다. 각종 신규 브랜드 론칭과 시스템 개발, 신시장 개척 등에서 경영능력을 발휘하면서 2004년 5000억 원대였던 아워홈 매출을 지난해 1조3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구매식재사업 2년 연속 30% 신장 ▶캠벨·올리탈리아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수입 식재 매출 200% 확대 ▶저당ㆍ저나트륨 건강 식자재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통한 영역 확대 등을 이끌었다. 또 ▶업계 최초 식자재 전문 종합포털사이트 TFS를 통한 신시장 창출 ▶중소 식자재업체들과의 상생모델인 호남물류센터 오픈 ▶롤테이너피킹시스템(RPS) 개발을 통한 클레임 개선 및 배송생산성 향상 등의 성과도 거뒀다. 그 밖에 글로벌 외식브랜드 타코벨과의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과 반주 론칭 등 한식 세계화를 위한 교두보 마련 등도 결실이었다.



‘장자 승계원칙’을 고수하는 분위기였지만 이같은 ‘성적표’에 그 누구도 여성의 경영참여 여부를 운운하지 못한 것이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58)씨가 아워홈 지분 38.56%를 쥐고 있고, 구 부사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1남3녀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가족은 구 부사장이 유일하다. 그만큼 구 회장의 사랑과 신뢰를 독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구 부사장의 어머니 이숙희(81) 여사의 역할도 컸다. 이 여사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다. 재계 관계자는 “여성이라도 능력만 있으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삼성가의 가풍도 어느 정도 구 부사장의 입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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