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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립] Special Knowledge <559> 나홀로 소송

중앙일보 2015.02.02 00:58 경제 8면 지면보기
전영선 기자
“도저히 참을 수 없으니 법대로 해야겠다.” 이렇게 마음먹은 순간부터 고민은 시작됩니다. ‘송사(訟事) 3년에 집안이 망한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어떻게 시작하고 소장엔 뭐라고 써야할까요. 너무 두려워하진 마세요. 민사소송의 70%는 당신과 같은 ‘나 홀로 소송자’입니다. 차근차근 준비하면 못할 것도 없답니다. 사건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절실한 당사자가 유명 변호사를 이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수임료 부담 없어도 기본 비용은 들어
인지대·송달료는 소송가액 따라 달라
본인 주장 뒷받침할 증거 확보는 필수
승소했을 경우 소송 비용도 청구해야



민사소송 70%가 ‘나홀로’ … 유명 변호사 이길 때도



◆뭐부터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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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소송의 성격과 유형을 파악하자. 즉 무엇을 위한 소송인지를 정해야 한다. 떼인 돈을 받고 싶은 것인지, 밀린 급여를 청구하고자 하는 것인지 특정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인지에 따라 준비사항이 조금씩 다르다. 민사소송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금전 청구 소송은 12가지 정도다. ▶대여금청구▶양수금청구▶임대차보증금청구▶매매대금청구▶물품대금청구▶공사대금청구▶어음금청구▶손해배상(자동차)▶ 수표금청구▶건물명도청구 등이 그것이다. 사안에 따라 각각 준비해야 할 서류가 조금씩 다르다(표 참조). 금품이 아닌 소유권·권리 등을 주장할 때는 ‘확인의 소’ 등을 제기하게 된다.



◆소송비용



 소송에 앞서 비용을 계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수임료 부담 없는 나 홀로 소송이라고 해도 기본 비용이 든다. 인지대(법원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송달료(법원이 소송 서류를 당사자에 전달하는 비용) 등이다. 각종 검증이나 동산·부동산 등의 감정을 해야할 경우 별도 비용이 든다. 게다가 법원이 증인채택을 결정하면 증인여비 등을 내야할 수 있다. 청구하는 금액이 소액이라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문에 신중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인지액과 송달료는 소송의 값(소송가액)과 소송을 내는 사람 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300만원짜리 소송에 피고가 1명이라고 할 때 인지대와 송달료는 8만6000원이다. 2심, 상고심으로 가면 인지대는 각각 1.5배, 2배가 되고 송달비용도 송달회수가 늘어 증가한다.



 비용 계산이 됐다면 ‘승소 후 실제로 받을 확률’을 따져보자. 가령 채무자가 도망간 상태라면, 소송의 대가는 ‘승소의 기쁨’만으로 끝날 수 있다. 판결로 확보한 채권의 유효기간은 10년이다. 이 기간에 받을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보라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소송비용을 낼 여력이 없다면 소송구조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이 신청하거나 법원 직권으로 재판 비용의 납입을 유예 또는 면제해주는 것이다. 소송구조를 신청하고 싶다면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인과 그와 같이 사는 가족이 소송비용 지출 능력이 없고 ▶패소가 명백하지 않다는 점 등을 소명하면 된다.



◆‘소송 목적의 값’ 구하기



 인지대 등을 계산하거나 소장을 쓰기 위해선 소가를 알아야한다. 소가란 소송을 제기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화폐단위로 평가한 금액이다. 금전일 때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물건이거나 유가증권·특정 증서 혹은 소유권·점유권 등 어떤 권리에 대한 소송이라면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토지·건물의 경우 개별공시지가에 100분의 50을 곱한 금액을 쓰면 된다. 선박·차량·골프회원권·콘도미니엄 회원 등은 시가표준액으로 계산한다. 소유권을 주장하는 경우 해당 물건 값(물건가액)을, 점유권을 청구할 때는 물건가액의 3분의 1을 쓰면 된다.



지상권 또는 임차권의 소가는 물건가액의 2분의 1이다. 전세권이라면 전세금액이 소가다. 물건의 시가를 알기 어려울 때는 취득가격 혹은 유사한 물건·권리의 시가를 통해 계산한다. 최근 빈번해진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 청구 소송에선 명예가 실추돼서 발생한 손해를 소가로 본다. 대부분의 경우 계산이 어렵다. 이때 소가는 5000만원으로 하도록 돼 있다. 기타 소가를 산출할 수 없는 경우도 소가를 5000만원으로 한다. 단 회사관계 소송, 소비자단체소송의 소가는 1억원이다.



◆증거 수집



 서증이라고 하는 데, 이 절차가 소송의 승패를 결정한다. 내 주장을 뒷받침할 모든 문서와 서류·증거 등을 확보해야 한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차용증·영수증·입금증·계약서 등이다. 문자·카톡·통화 기록 등도 증거로 제출할 수 있다. 지인이나 가족간에 벌어지는 소송에선 이런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다. 우리 정서상 차용증을 쓰는 경우는 드물어서다. 아무런 증거가 없다면 사건에 대해 증언해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도 여의치 않을 때는 당사자와의 대화 녹음도 증거로 쓸 수 있다. 문서보다는 증거력이 떨어지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녹음한 내용은 풀어서 문서 형태인 녹취서로 바꿔 제출해야 한다. 녹취서엔 발언한 사람, 녹취한 사람, 녹취한 장소·일시 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내용증명도 증거 서류 확보 수단 중 하나다. 내용증명이란 상대방에게 보내는 문서의 내용 및 발송시기를 공공기관인 우체국에서 증명해주는 제도다. 세 통을 작성해 한 통은 발송하고 한 통은 우체국이 보관, 한 통은 본인이 보관하는 것이다. 법적인 효력은 없다. 하지만 일정한 법률적인 의사표시가 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다.



◆소장의 작성



 소장엔 꼭 들어가야 하는 요소가 있다. ▶원·피고 당사자의 성명, 명칭 또는 상호와 주소,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의 ‘기본 사항’ ▶이 소송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밝히는 ‘청구 취지’ ▶권리와 법률 관계의 성립원인 등을 자세히 적은 ‘청구 원인’ ▶작성일 ▶제출 법원 ▶작성자의 기명 날인 등이다.



 청구취지를 작성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판사에게 “다음과 같이 판결해주길 바란다”고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론, 즉 판결의 기준이 된다. 판사가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판단해도 원고가 청구 취지에 1000만원을 적었다면 임의로 5000만원을 주라고 할 수 없다. 청구 원인은 육하원칙을 지켜 써야 한다. 주장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 성립 원인, 소송을 제기하게 된 이유를 최대한 자세하게 쓰는 것이다. 소장에 첨부하는 서류의 명칭, 증거 방법을 적어 두면 누락을 방지할 수 있다.



◆관할 법원 제출



 소장 작성이 끝나면 관할 법원에 접수한다. 관할 법원은 통상 피고의 소재지다. 소장 접수로 본격적인 소송이 시작된다. 재판장은 소장심사를 해 흠이 있는 경우 보정명령을 하게 된다. 이 요구대로 바로잡지 않으면 소장은 각하된다. 문제가 없을 경우 피고에게 전달이 된다. 만약 피고의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 송달이 되지 않으면 주소보정명령이 내려진다. 할 만큼 다 했는데도 주소 확인이 안될 경우 공시송달을 신청할 수 있다. 피고가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이 선고된다. 피고가 이의를 제기하면 반박 답변서를 제출하면 재판일정을 잡게 된다.



◆ 재판 출석



 답변서가 제출되면 재판장이 사건기록을 검토해 처리 방향을 결정한다. 원칙적으로 재판장은 가능한 최단기간 내에 첫 변론기일을 지정하도록 돼 있다. 첫 기일에선 양쪽이 자신의 주장과 쟁점을 정리한다. 서로 다투는 점이 명확해지면 그 이후 증거를 정리하고 심리계획에 따라 재판이 진행된다. 변론기일 등의 절차가 진행되는 중에도 추가 증거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판결 이후



 승소한 경우 소송비용에 대한 청구를 해야한다. 소송비용액 확정결정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인지대 등 법원에 납부해 사건 기록으로 증명된 비용은 따로 소명할 필요가 없다. 소송을 준비하면서 든 비용은 따로 청구한다. 상대방이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면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할 수도 있다.



◆나홀로 소송 도움을 받으려면



 ‘대법원 나홀로 소송 사이트(pro-se.scourt.go.kr)’는 나 홀로 소송자가 꼭 즐겨찾기를 해야할 곳이다. 소송 절차 안내와 함께 소장 등 각종 서식이 모두 올라와 있다.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소송비용 계산기 등이 있으며 소송 일정 관리에도 유용하다. 자주 묻는 질문 코너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알차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대법원 국가법령 정보 애플리케이션’ 등을 받아 이용할 수 있다. 소송에 관련된 법령·행정규칙·판례 등을 검색해 볼 수 있다. 최근엔 실비만 받고 나 홀로 소송 당사자의 서류 작성 등을 도와주는 법무법인도 등장했다.



 

전영선 기자

 

※참고 서적 : 법제처『나홀로 민사소송』(휴먼컬처아리랑), 강형구 『왕초보 나홀로 소송』(신원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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