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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는 힘들다. 치료과정뿐이 아니다. 치료 후에 찾아오는 상실감과 재발

중앙일보 2015.02.02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암 환자는 힘들다. 치료과정뿐이 아니다. 치료 후에 찾아오는 상실감과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환자를 괴롭힌다. 치료가 잘 돼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특히 여성 환자는 더 큰 상실감을 겪는다. 결혼 후 시부모를 봉양하고 남편과 자식을 뒷바라지하는 데 세월을 보내고 이제 살 만해 질 때 암을 맞는다. 국내 여성암 환자의 70%가 이런 상황이다.


“암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

인터뷰 길병원 여성암센터 개원, 첫 센터장 박흥규 교수



암 환자의 마음까지 보듬는 치료 역점



암센터(위) 2층 여성암센터 병동 내에 조성된 새 삶의 정원(아래). 환자는 답답한 병실을 벗어나 햇빛과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지난달 28일 가천의대 길병원 여성암센터가 문을 열었다. 박흥규(외과) 여성암센터장을 만났다. 그는 유방암 조기 검진 대국민 홍보에 앞장설 정도로 여성암 환자의 마음까지도 보듬는 의사로 정평이 나 있다. 길병원 유방암센터가 전국에서 유방암 치료를 가장 잘하는 병원(유방암 적정성 평가 99.9점)으로 우뚝 서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길병원 여성암센터는 유방암·자궁암·갑상선암·난소암 등 여성암의 진단·치료에만 중점을 두지 않는다. 한발 더 나아간다. 치료 후 환자의 삶이다. ‘암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점’이라는 말을 모토로 삼는다. 박 센터장은 “여성암 환자의 상당수는 중년 여성이고, 수술 후에도 신체·심리적 변화로 상실감이 크다”며 “치료 후 여성들이 이를 극복하고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도우며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여성암센터가 지향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완벽한 의료 서비스를 위해 6개월간의 인큐베이팅 단계를 거쳤다. 여성을 위한 진정한 여성암 치료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삶을 위한 해피니스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곳은 진단을 받고 입원할 때부터 색다르다. 센터의 암환우회가 장미꽃 다발로 환자를 맞는다. 가장 절망적일 수 있는 때에 희망을 얘기한다. 박 센터장은 “암은 곧 죽음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암에 걸린 순간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해피니스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암센터는 더 이상 암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곳이 아니라 더욱 건강하기 위해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요일별로 ‘해피니스 프로그램’ 운영



프로그램은 생활요법과 맥락을 같이한다. 식사요법을 비롯한 쿠킹테라피, 스트레스를 푸는 웃음요법, 요가 등 운동치료, 정서적 안정을 위한 음악·미술치료, 아름다움을 가꾸는 메이크업, 영화, 산책 등 매일 요일별로 전문 강사진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또 매년 2회 2박3일 일정으로 자연과 함께하면서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힐링 캠프도 마련한다. 진료실에서 해결하지 못한 궁금증과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의료진에게 직접 듣는 시간도 매주 금요일 열린다. 퇴원할 때는 암 치료에 대한 경험과 희망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다음에 입원하는 환자에게 전해 준다. 환자 릴레이 희망 나누기 캠페인이다. 박 센터장은 “암을 극복한 환자가 치료 후에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문화혜택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우선 암 극복자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한다. 새로운 삶도 관리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환자들은 대체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동요되기 쉽다. 그런데 이 중에는 검증되지 않거나 오히려 암 환자에게 해로운 것이 많다”며 “먹거리·생활습관이나 수술 후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안내하고 교육한다”고 말했다.



 국내 인구가 평균수명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하면 여성암 예상 환자 수는 360만 명에 달한다. 인천광역시, 경기도 김포·시흥시 인구를 합한 수치다. 발생률은 점차 높아지고, 연령대는 내려간다. 여성암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박 센터장이 “여성암 환자에 대한 토털 케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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