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원 "성전환 안한 트랜스젠더 병역면제 취소는 부당"

중앙일보 2015.01.30 20:33
남성이지만 어려서부터 자신이 여성 같다고 여긴 트랜스젠더 A(34)씨는 2005년 신체등급 5급에 해당하는 성 주체성 장애 ‘고도 등급’ 판정을 받고, 병무청의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헌데 9년이 지난 지난해 병무청이 A씨에게 “병역면제 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A씨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여성호르몬제를 투약했다는 게 취소의 이유였다. 이에 A씨는 서울행정법원에 병무청을 상대로 병역면제 취소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이승한)는 병무청이 아닌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별다른 불편감, 장애도 없으면서 병역의무 면제를 위해 상당 기간 정신과 의사를 속이며 치료를 받아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병역의무를 면제 받기 위해 여성스러운 옷차림이나 화장을 하는 것에서 나아가 성형수술을 하고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는 등 신체의 변화까지 꾀했다는 것은 경험칙에도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어서 “여러 정신과 전문의가 ‘A씨가 성적 정체감의 혼란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의학적 판단을 내렸다”며 “성향·언행·직업·주변인과의 관계 등에 비춰 A씨가 오랜 기간 성 정체성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혼란을 느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