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캡틴' 기성용 "아시안컵 우승 기회, 이번에 꼭 잡겠다"

중앙일보 2015.01.30 16:35
[사진=중앙포토DB]




"경기장 위에서 모든 걸 말하겠다"



아시안컵 결승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각오는 다부졌다. 기성용은 30일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을 통해 아시아 최강국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극복해냈다. 크게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내일 모든 선수들이 뛸 준비가 됐다"며 "선수들과도 한번 올까 말까 한 우승 기회 꼭 잡자고 했다"며 각오를 밝혔다.



기성용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공·수 조율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한국의 아시안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국제 대회에 처음 주장 완장을 차고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성용은 "우리 팀에는 나이 어린 선수,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다. 그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어려움없이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주장이 되고 싶었다"면서 "그 생각을 갖고 노력하면서 팀 성적도 좋아지고, 내 플레이에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이미 호주와는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다.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 건지 잘 알고 있다"면서 "아시아 축구 수준이 올라오고, 세계 축구와 격차가 줄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다음은 기성용과 일문일답.



- 내일 경기에 대한 각오는.



"이 자리에 올라오게 돼서 영광이다. 호주라는 아시아에서 최강 팀 중에 하나인 팀과 결승을 치르는 건 의미 있다. 예선에서 경기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떻게 경기 풀어나갈 건지 잘 알고 있다. 경기장 위에서 모든 걸 말하겠다. 아시아 축구가 이 정도 수준에 있고, 세계 축구와 격차가 줄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 스스로 주장 역할을 맡아보니 어떤가.



"처음 주장을 맡았다. 대표팀에서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은 편이 아니다. 위에 형들도 많이 있다. 두리형이나 태휘형이 팀에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맡고 있고, 나는 중간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 팀에 A매치 경험이 부족한 선수, 나이가 어린 선수가 많아서 그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대한 어려움없이 누군가 기댈 수 있는 주장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걸 위해서는 경기장 안에서 가장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갖고 노력하다 보니까 팀 성적도 그렇고, 내 자신의 플레이도 자신감을 얻었다. 나를 도와주고 있는 선수는 곽태휘, 차두리다. 그 형들이 아무래도 나보다 팀을 위해 좀 더 희생하고 있다. 두리형 같은 경우에는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좀 더 다른 경기보다는 더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 차두리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차두리는 어떤 선수였나.



"셀틱에서 나와 호흡을 맞추고, 대표팀에서도 10년 넘게 활약을 이어온 선수다. 내가 아는 차두리 형은 피지컬이 좋고, 발이 빠르다. 셀틱에서 같이 뛰었을 때는 공보다 더 빠를 정도로 스피드가 빠르다. 패스를 길게 줘도 어떻게든 스피드로 받아내던 선수였다. 대표팀에서도 많은 걸 이룬 선수다. 2002년 월드컵 4강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등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중해줄 선수다. 마지막에 두리형에게 꼭 헹가래를 쳐주고 싶고,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드리고 싶다."



- 호주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다.



"어렸을 때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에서 맞붙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호주와 경기를 한다는 건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이전에도 브리즈번에서 한차례 호주와 맞붙었는데 그곳에서 공부를 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못 한 지 오래 됐다. 호주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호주가 많이 발전한 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스피드, 피지컬을 위주로 했다면 지금은 조직력도 좋아지고 패스도 상당히 좋아졌다. 쉽지 않을 것이다. 호주에 대한 분석을 잘 했고, 정보도 많이 입수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도 말했듯이 변수가 많을 것이다. 정신력, 멘털적인 부분에서 많은 준비가 돼있고 부담을 많이 떨쳐낸다면 호주전을 잘 치를 것으로 본다."



- 대회 5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무실점으로 결승에 올라온 건 개인적으로도 처음이다. 수비에서 골을 먹지 않는다는 건 우리 팀에게도 자신감을 주는 부분이다.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 현재 대표팀은 수비 개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조직력이 상당히 좋아졌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골을 허용하지 않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5경기를 하면서 상대방에게 기회를 내준 적도 있고, 좋은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해 운도 따른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선수들이 골을 먹지 않겠다는 각오가 몸에 베어있기 때문에 결승까지 무실점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 55년동안 한국 축구가 우승하지 못했다.



"대회 시작 전에 우승하고 싶다고 간절히 원했다. 월드컵에서는 잘 했지만 아시안컵 우승을 오랫동안 하지 못해 아시아 최강국이라는 모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보다 우승이 많다는 건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아시안컵을 통해 아시아 최강국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고, 이번에 좋은 기회를 맞았다. 부상 선수들이 많은 어려움도 있었고, 어린 선수들이 많이 와서 경험이 부족한 측면이 많았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우리 대표팀에 대해 우승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을 잘 극복해냈고, 크게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호주가 더 잃을 게 많다고 생각하고, 더 부담스러울 것이다. 선수단 회의를 통해서 선수들에게 인생에서 한번 올까 말까 하는 우승 기회를 잡자고 했고, 내일 모든 선수들이 뛸 준비가 돼 있다."





시드니=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