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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빌리면 20년 만기 이자 8000만원 감소

중앙일보 2015.01.30 01:21 종합 3면 지면보기
정부가 연 2%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만들기로 한 건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금리가 낮지만 올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신흥국인 한국으로선 달러 탈출 러시를 막기 위해 Fed를 따라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금리 부담이 갑자기 높아져 이자를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무더기로 쏟아질 수 있다. 금리가 오르기 전에 변동금리를 2%대 고정금리로 갈아타도록 하면 하반기 이후 Fed가 금리를 올리더라도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금융위원회 판단이다.


변동금리 대출자들 갈아타기 유도
하반기 금리 오를 때 충격 대비
최대 30년 만기, 원리금 함께 내야
50대 가입 80세부터 받는 연금도



 올 3월에 나올 2%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기존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을 받은 사람의 갈아타기용으로 제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대출을 받은 은행에서 갈아타기를 하면 중도상환수수료(대출잔액의 1.4~1.5%)도 면제해준다. 다만 신규로 고정금리 장기 대출을 받으려면 적격대출, 보금자리론 같은 기존 상품을 활용해야 한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세부 자격 요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위 측은 “현재 상품을 설계 중인데 ‘적격대출(주택가 9억원 이하, 최대 5억원 한도)’과 비슷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9일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만기 일시상환·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현재 3.5% 정도다. 향후에도 평균 금리가 이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2억원 대출금에 20년간 갚아야 할 이자는 약 1억4000만원이다. 반면 2.8% 금리의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을 받을 때 이자 비용은 약 6000만원이다. 다만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구조여서 일시상환 대출을 받아 이자만 내던 때에 비하면 당장 부담이 커진다. 2억원을 빌렸을 때 현재 변동금리(3.5%)로 이자만 갚으면 매달 약 58만원을 내면 되지만 고정금리(2.8%) 대출로 옮겨 타 원리금을 함께 갚아나가면 약 109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원금의 70%만 분할 상환하는 상품(2.9%)의 경우 부담이 91만원으로 약간 준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리가 올라갈 때 빚을 진 가계가 짊어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설계한 상품”이라며 “현재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25% 정도인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을 2017년 말까지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2%대 고정금리 장기 대출 상품 출시 시점을 오는 3월 중순으로 잡고 있다. 전체 대출한도는 20조원 규모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금리 수준이 바닥이란 판단이 선다면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정부 예상과 달리 금리가 계속 내려간다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퇴직 이후 30년 이상 살아야 하는 ‘반퇴시대’에 맞춰 새로운 고령연금 상품도 허용하기로 했다. 50대에 붓기 시작해 80세 전후부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소득이 적은 고령층 특성을 감안해 납부액은 보통 상품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또 소득·신용도가 낮은 대학생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800만원 한도 연 4~5% 금리의 생활자금대출 상품 ‘햇살론’을 출시한다. 대출금 거치기간도 현행 1년에서 최대 6년으로 확대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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