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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이 이면 합의했다며 미국이 쇠고기와 FTA 연계 요구"

중앙일보 2015.01.30 01:17 종합 5면 지면보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과 “모든 월령의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이면 합의를 했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던 배경이 “차기 대권 경쟁 때문”이라는 취지로 썼다. 다음은 회고록의 주요 내용.


회고록 속 쇠고기·세종시·4대강
"박근혜 세종시 수정안 거부엔
정운찬 대선후보 의심 있을 것"

 ◆“쇠고기 수입 이면 합의”=대통령 취임을 일주일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과 마주했다. 노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을 마무리 짓고 떠날 의사가 없었다. 뒷맛이 씁쓸했다…(중략)…쇠고기 협상은 자유무역협정(FTA)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런데도 미국은 쇠고기를 FTA와 연계시켰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미국의 요구를 물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부시와 이면 합의를 했습니다. (30개월) 월령 제한 없이 전부 수입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 합의를 지키겠다고 약속하라는 것입니다’고 했다. …(야당의 반대는) 예상했지만 섭섭했다. 뼛조각 사건과 그로 인한 수차례 약속으로 협상의 여지가 좁아진 것이 그들이 집권하던 때 벌어지지 않았느냐. 서울시장 시절 만든 서울광장과 청계천이 (촛불)시위대의 집회 장소가 돼 있었다. ‘참 묘한 아이러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했다.



 ◆“세종시 수정안 국민투표 고민”=(세종시 수정안을 밝히자)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표를 설득할 수 없다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차기 총리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부각됐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비주류의 반응은 싸늘했다. 내가 정 후보자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을 샀다. 유력한 차기 후보였던 박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민여론은 우세했지만 국회의원의 분포는 반대였다. 국민투표까지 고민했다. 지금도 그때 조금 무리해서라도 국민투표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생각하곤 한다.



 ◆“정치 논리에 휘둘려 대운하 좌절”=운하는 박정희 대통령도 추진했다. 그는 미래를 내다봤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도 수해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자 24조원에서 87조원 규모의 하천 정비계획을 세 차례나 발표했다. 반대론자들은 막무가내로 대운하를 물고 늘어졌다. 여당 일부도 반대했다. 17대 대선 때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반대편에 섰던 (친박) 의원들이 중심에 섰다. …금융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신속히 4대 강 살리기 사업을 시행할 수 있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어떻게 그렇게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정 투자에 나설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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