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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석 "3년간 창살 없는 감옥살이"

중앙일보 2015.01.30 00:58 종합 14면 지면보기
이명박 정부 때 추진했던 ‘자원외교’ 중 카메룬 다이아몬드 스캔들은 검찰 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겨진 대표적 사건이다. 오덕균 CNK인터내셔널 대표가 광산 매장량을 부풀려 주가를 띄운 뒤 거액을 챙겼다고 해서 ‘CNK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불렸다. 당시 오 대표와 함께 기소된 외교관이 있었다. 김은석(57·사진) 전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다. 오 대표와 짜고 외통부 명의의 허위 보도자료를 냈다는 게 공소사실의 요지다. 지난 23일 1심 판결에서 그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대사는 29일 “지난 3년간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았다”고 토로했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발표(2012년 1월)를 시작으로 감사원의 수사의뢰(2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및 기각(3월), 불구속 기소(2013년 2월) 이후 2년간 48차례 공판-.


CNK 주가조작 무죄 판결
"나는 정치 공세의 희생양
박영준 전 지경부 차관이
전화로 미안하다 표시"

 수사 착수에서 재판까지 김 전 대사는 모든 날짜를 정확히 기억했다. 그는 “처음엔 검찰이 ‘내 말을 안 믿어주는구나’ 답답했다”며 “한데 검찰 수사기록에 왜곡, 허위 내용이 수두룩한 걸 보고 이 사건의 실체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이후 김 전 대사가 공판 때마다 제출한 반박 의견서는 총 2000장에 달한다.



 김 전 대사의 동생 등이 CNK 주식을 매수한 것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증폭됐다. 이에 대해 김 전 대사는 “보도자료 배포(2010년) 한참 전인 2008년 말부터 개미투자자들 사이에 CNK 주식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며 “동생이 산 줄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김 전 대사의 친·인척이 주식을 산 시기와 김 전 대사의 보도자료 배포, 카메룬 방문활동 등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사기의 고의를 갖고 나머지 피고인들과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대사는 “당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카메룬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공세가 의혹으로 발전했고 내가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원전비리 등으로 구속돼 지난해 말 출소한 박 전 차관은 얼마 전 김 전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함을 표했다고 한다.



 김 전 대사는 “외교부로 돌아가 3년 남은 정년을 명예롭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이날 서울고법에 항소장을 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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