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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논술 아빠 수학 … 학원 안 가고 전 과목 만점

중앙일보 2015.01.30 00:39 종합 20면 지면보기
부산시교육청이 주최한 `2014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 실천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입상한 학부모와 자녀들이 지난 27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가운데 안경 쓴 남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교육청]


“엄마, 이번 시험 정말 기대돼요. 시험기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부산교육청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 우수사례 선정
아이 눈 높이 맞게 동기부여하고
마음껏 책 읽기, 수학은 복습만
‘부모와 함께 공부’로 성적 올려



 “그래? 즐겁게 공부해주니 참 고맙네.”



 “친구들은 시험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저는 아니에요. 시험치고나면 왠지 뿌듯하거든요.”



 주부 박정은(46)씨의 ‘사교육 탈출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는 초등학교 4학년 딸 연서와 지난해 4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나눈 대화다. 박씨는 부산시교육청의 ‘2014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 실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27일 장려상을 받았다.



 연서는 2학년까지 수학·영어학원에 다니고 저녁에 학습지 공부를 했지만 성적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박씨는 “학원 다녀도 80점대의 점수면 집에서 해도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3학년 초 연서가 감기와 장염으로 일주일 간 결석을 하며 병원치료를 받자 과감히 학원 등을 끊었다.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 “결정권을 가진 엄마가 사교육 아니어도 공부를 잡아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게 안되면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사교육을 끊기 전 아이의 학습습관을 길러주는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고 엄마모임에도 나갔다. 아이 동의를 얻는 등 공감대도 형성했다.



 그 뒤 학교공부 복습과 엄마의 솔선수범이 가장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 그리곤 매일 저녁 식탁에 함께 앉아 교과서를 소리내 읽게 하고 이해가 안 되면 전과를 참고하게 했다. 기본 문제풀이로 확인학습도 했다. 하루 1시간 이렇게 계속했다. 영어는 방과 후에 영어동화책을 읽게 하고 단어장을 만들어 외우게 했다. 그 외 시간은 놀게 했다.



 연서는 4학년 전 과목 100점을 받아 종업식날 학력우수상을 대표로 받았다. 1년 6개월여만의 성과다. 박씨는 “교과서 정리가 너무 잘 돼 있어 복습만으로도 충분히 공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박씨는 “어느 학원 보내느냐” 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박씨는 아이 눈높이에 맞는 동기부여, 구체적인 하루 생활계획 실천, 마음껏 책 읽기, 영어공부는 동화책 읽기와 단어장 만들기, 수학은 선행학습 없이 복습만, 국어는 교과서 읽기, 부모와 함께하는 가정학습 등을 비법으로 소개했다.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김태화(48·초등교사)씨도 비슷했다. 고교 1, 2학년 아들·딸을 둔 김씨는 “애들이 학원에 매달리다 보니 대화시간이 없고 건강이 나빠져 중학교 1학년 이후 사교육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 뒤 자녀를 도와 좋아하는 공부환경만들기, 학습계획 작성, EBS 수강, 스스로 문제풀이 등 나만의 학습법 도전, 독서와 교과서 읽기, 나만의 노트 정리 등을 해나가도록 했다. 매일 조금씩 스스로 공부하면서 자신감이 붙은 두 자녀의 성적은 꾸준히 올라 상위권에 진입했다. 김씨는 “부모가 결단을 내려 사교육을 끊으면 아이가 공부주체가 돼 얻는 게 훨씬 많다”고 조언했다. 우수사례집에는 나머지 수상자 8명의 경험도 상세히 실려있다. 부산교육청은 다음달 중순 사례집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책으로 펴내 각 학교에 배부할 계획이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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