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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백의종군 길, 『난중일기』 짚어가며 고증

중앙일보 2015.01.30 00:30 종합 23면 지면보기
“백의종군로를 걸으며 이순신 장군의 나라사랑 정신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순천향대 임원빈 소장 주도
서울~합천 640㎞ 120일 여정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로 전체 구간에 대한 고증이 이뤄졌다. 백의종군로는 이순신 장군이 서울에서 경남 합천군 율곡면 도원수부(都元帥府)까지 640㎞의 여정이다. 기간은 1597년 4월 1일에서 삼도수군통제사 교지(敎旨)를 받기 전날인 8월 2일까지 120일이다. 이순신 장군은 도원수 권율이 순천에 있다는 말을 듣고 전남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잘못된 정보임을 알고 방향을 경남 합천으로 틀었다. 6월 4일 권율에게 조선수군의 실태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고 교지를 받기 전까지 도원수부에서 남해안을 오르내렸다. <지도 참조>



  고증 작업은 충남 아산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임원빈(57·사진)소장이 주도했다. 고증 작업은 해군역사기록관리단의 제안으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진행됐다. 정진술 해사충무공연구회 자문위원, 노기욱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등도 동참했다.



 이번에 고증한 구간은 의금부가 있던 곳인 서울 종각역 근처에서 전북 남원시 운봉초등학교까지 340.2㎞ 구간이다. 나머지 구간인 경남(161.5㎞)과 전남(138.7㎞)은 이미 답사했다. 임 소장은 “국가 기관 주도로 백의종군로를 고증하기는 처음이며 이번 작업으로 전체 구간을 자세히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증에는 『난중일기』와 조선과 일제 때 고지도 등을 활용했다. 이순신 장군은 백의종군 도중 날마다 머문 위치와 겪은 일, 만난 사람 등을 난중일기에 기록했다. 임 소장은 “난중일기에 나오는 지명과 일제 때 지도 등을 대조해 지금의 위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옛길이 남아 있는 구간은 모두 걸어서 확인했다. 세부 구간은 위성지도에 표시했다.



 임 소장은 “서울, 경기 82.1㎞ 구간은 도로, 신도시 건설 등으로 대부분 훼손돼 원형 노선을 탐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남(149.5㎞)과 전북(108.6㎞)구간은 대부분 도보 탐방이 가능할 정도로 보존이 잘 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남원시 운봉면 운봉초등학교 근처 고갯길(연재)에서 임진왜란 때 세운 각석(刻石)도 찾아냈다. 각석에는 ‘유정이 두 번 지나가다’란 의미의 ‘유정부과(劉綎復過)’가 적혀있다. 유정은 임진왜란 때 파병된 명나라 장수다.



 임 소장은 “지자체가 백의종군로를 정비해 스토리 텔링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 34기인 임 소장은 해군사관학교 교수(대령)로 일하다 2010년 1월 퇴임했다. 이순신 관련 논문 6편과 『이순신 병법을 논하다』등의 저서를 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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