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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에 폭탄 실어 프로야구 경기장 공격할 수 있어

중앙일보 2015.01.29 17:30




군사용으로 여겨지던 드론(drone·무인항공기)이 민간용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안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업용 드론에 폭탄 등을 설치할 경우 치명적인 공격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중국 등은 드론 비행을 규제하려고 하지만 테러 조직이나 범죄 집단이 비교적 싼 가격의 민간형 드론을 이용해 공격에 나설 경우 방어하기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CNN인터뷰에서 “(드론의) 장점은 살리고 부작용은 최소화하기 위한 틀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백악관 건물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수평 유지를 위한 자이로센서가 부착된 중국 DJI의 보급형 드론 팬텀이 부딪치며 백악관 경호에 문제가 생긴 데 따른 것이다. 이 사건은 백악관 인근에 사는 미 국방부 산하 국립지리정보국(NGA) 요원이 술 취한 상태에서 벌인 일로 밝혀졌지만 보안이 철저하다고 여겨지던 백악관도 드론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28일 메이저리그 야구와 자동차 경주 등 관중 3만명 이상의 모든 경기장을 드론 비행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 규정은 다음달 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린데일에서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수퍼보울부터 적용된다. 드론 테러로 막대한 인명이 희생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다. 지금까지는 고도 120m 이하, 공항 반경 8㎞ 이내를 제외하고는 드론의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했다.



제조업체도 드론의 악용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중국 선전(深?)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보급형 드론 제조업체 DJI는 다음주에 기존 제품에 비행금지 구역을 확대 적용한 내부 제어 프로그램(펌웨어)을 배포할 예정이다. 이 펌웨어를 내려 받으면 워싱턴DC와 국경 상공의 비행이 불가능해 진다. 이미 DJI사 제품은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과 공항 인근이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돼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를 인용해 드론의 비행 금지 기능은 쉽게 해제가 가능해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민간용 드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8일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동안 온라인 쇼핑몰인 이베이에서만 12만7000대, 1660만 달러(181억원) 어치가 팔렸다고 전했다. 한국 옥션에 따르면 드론의 올 1월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154% 증가했다. 포브스는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드론 시장이 820억 달러(약 9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경진 기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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