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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은행원 3명 정규직 대우로 무기계약직 승격

중앙일보 2015.01.27 15:04


은행 창구에서 들리는 유창한 중국어와 인도네시아어. 우리은행 원곡동외환송금센터 풍경이다. 이곳에는 외국인 은행원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멜다 야니 이브라힘(39) 대리와 중국 출신인 송계지(34) 대리, 오림정(28) 계장이다.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안산지역에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채용됐다. 한국인 창구 직원들 사이에서 거래에 불편을 겪는 외국인들에게 맞춤 안내를 전담한다.



하지만 이들은 창구에만 머물지 않았다. 자동입출금기(ATM)이나 스마트뱅킹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들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 대학에서 의류학을 전공한 송 대리는 세심한 성격으로 중국인 VIP들에게 인기가 높다. 오 계장은 중국어 뿐 아니라 한국어ㆍ영어에도 유창하다. 센터 직원들은 이슬람 국가 고객들이 늘어나자 '무솔라(Musholla)'라는 기도공간을 마련하는 등 특화 서비스를 마련했다.



2012년 1000여명의 고객이 이용했던 센터는 개설 2년만인 지난해 말 고객이 2만여명으로 늘었다. 수신고도 10억원에서 150여억원으로 15배가 뛰었다. 지난 한 해 취급한 송금ㆍ환전건수는 8만여건, 거래금액이 미화 1억 2000만 달러에 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출장소 규모를 넘어선 개인고객 지점 수준의 외환 실적”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원곡동외환송금센터를 지점으로 승격시킨다고 27일 밝혔다. 출장소장인 김장원(43) 차장은 지점장으로 자동 승진했다. 3명의 외국인 계약직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바꼈다. 2년마다 계약을 새로 맺을 필요가 없고, 육아휴직ㆍ수당ㆍ임금인상체계 등 복지 혜택이 정규직과 같다. 은행 측은 외국어 서비스에 특화된 해당 직원들이 정규 인사이동으로 다른 지점에 가는 일을 막기 위해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멜다 대리는 “한국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더욱 떳떳한 엄마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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