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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출산장려운동, 기업이 지원할 때

중앙일보 2015.01.27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김종훈
한미글로벌 대표이사 회장
(가족친화포럼 공동대표)
일본의 몰락을 예견했던 경제 전문가 해리덴트는 『2018 인구절벽이 온다』라는 책에서 “한국은 2018년 이후 인구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마지막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보다 먼저 인구절벽을 맞이한 일본의 경우 주소비층인 장년인구가 줄면서 소비위축으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제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아베 정부는 급기야 지난해 11월 출산지원을 대대적으로 하고 종국에는 사회복지의 패러다임을 고령자 중심에서 육아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인구가 줄고 있는 러시아도 3명의 자녀를 낳으면 부모에게 ‘국가의 아버지’ 칭호를 붙여주고 무상으로 토지를 불하하는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현재 1.19명이다. 일본 보다 훨씬 낮고 프랑스(2.0명), 미국(1.88명)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얼마 후 일본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에 놓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데도 정부나 정치권은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정치권이나 정부에만 맡겨 둘 게 아니라 기업이 나서야 한다. 모든 기업, 모든 산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저출산에 따른 소비집단의 대폭 감소는 지출 감소와 수요 위축, 물가 하락,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실업률을 상승시키는 디플레이션을 초래한다. 출산율 저하는 근본적으로 인식의 문제이고 젊은 부부가 자녀를 낳아 기르기가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예컨대 삼성·현대·LG·SK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회사 평균 출산율 2.0명을 목표로 젊은 사원의 조기결혼 유도, 3자녀 이상 낳기 장려책과 각종 지원책 강구, 직장어린이집의 대폭적인 확장, 입양의 적극적 장려와 지원 등에 나설 수 있다. 출산에 따른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족친화적인 제도를 만든다면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구문제 해소에 노력하고 구성원의 출산율을 2.0명으로만 올릴 수 있으면 다른 기업이 바뀌고 국민이 바뀔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저출산 문제에 좀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 대기업은 직장어린이집 보급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회사 내 자체수요를 충족하고 협력기업이나 인근 기업에 실비로 어린이집 시설을 개방한다면 출산율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회사는 중견기업임에도 불구하고 12년 전부터 자녀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모두 대학까지 등록금을 지원하고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기업은 입양과 미혼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진국 기업의 경우 입양을 적극 장려하고 있고 입양하면 특별장려금과 휴가를 주기도 한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인구문제 해결에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 ‘나무 가꾸기’ ‘국토 가꾸기’ ‘새마을 운동’처럼 ‘출산장려로 미래 가꾸기’ 운동이나 ‘3자녀 낳기 운동’ 등을 기업이 주도할 때다. 저출산 문제 해결은 최소 20년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과 국가의 사활이 걸린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대기업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대표이사 회장(가족친화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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