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체보험사기, 보험금도 ‘따따블’…3000만원짜리 듀가티로 고의사고

중앙일보 2015.01.21 12:01
한 차에 3명 이상씩을 태우고 고의 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범 51명이 적발됐다. 한 명이 사고를 냈을 때보다 3~4배의 보험금을 받아챙길 수 있다는 점을 노린 범행이다.



금융감독원은 다수인 탑승 고의사고 조직 10개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총 316건의 사고를 낸 뒤 치료비 명목의 합의금(대인합의금) 8억3000만원 등 총 18억8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낸 혐의다. 사기 혐의자수는 주범 10명, 주요 가담자 41명 등 총 51명이다. 한 조직당 5명 꼴이다. 한 조직은 55건의 사고를 내 4억1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조직당 평균 보험금 수령액은 1억9000만원이었다.



3인 이상 탑승자 사고가 전체의 50%에 달했다. 한 명이 사고를 낸 경우보다 3~4배의 보험금을 받아낼 수 있고, 탑승자의 경우 본인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보험금을 전액 받아낼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85건은 렌터카를 이용한 범행이었다. 차량구입비나 보험료 등 비용 부담이 없고 사고로 인한 차량손해와 보험료 할증 등도 렌터카 업체가 모두 부담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일종의 ‘저비용 보험사기’인 셈이다.



피의자들은 대부분 선·후배나 친구 사이이며, 주범의 주도 하에 차량에 번갈아 탑승하면서 고의 사고를 반복적으로 냈다. 주범은 주로 가담자 모집·차량 운전·보험금 합의 등의 일을 담당하고, 가담자들은 병원에 입원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일부 조직은 보험설계사가 고객과 공모해 사고를 야기하거나 고객들간의 고의 사고를 알선하기도 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피의자 중 20대 청년층이 4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청년층이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듀가티·야마하 등 대당 가격이 3000만원을 넘는 고가 오토바이로 고의 사고를 낸 18명도 함께 적발됐다. 정비업체 운영주와 지인인 이들은 외제 오토바이로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거나 서로 가해자와 피해자로 역할을 분담한 뒤 공모사고를 일으켜 거액의 오토바이 수리비를 받아냈다. 고급 외제 오토바이의 경우 부품가격이나 공임 등 정비수가 산정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악용해 수리 견적도 부풀려 청구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이들이 받아낸 보험금은 총 7억3000만원에 달했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