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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기자의 ‘작은 사진전’] ‘보랏빛 향기’

중앙일보 2015.01.21 10:00




밤 12시.

고속터미널 꽃 도매 상가의 하루는 자정에 시작된다.

쏟아지는 꽃, 운반하는 인부, 진열과 판매를 하는 상인, 흥정하는 고객이 뒤엉켜 난장판이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하며 사진취재를 하던 중,

‘이게 뭐지?’

눈길이 벽 곳곳에 걸려있는 도장에 닿았다.

주차확인 도장이었다.

방문자들이 알아서 주차확인을 받아가도록 도장을 벽에 걸어둔 것이다.

사람의 손을 많이 거치다 보니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벽에 흔적이 생겼다.

도장 스스로 벽에 도장을 찍은 셈이다.

꽃 시장이 활기찰수록 흔적의 농도는 길고 짙어지겠지.

이곳에 항상 보랏빛 향기가 가득하기를.



꽃을 사러 온 사람들, 꽃을 나르고 파는 이들 모두의 마음 속에도.





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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